진정한 해방

by 김대일

언젠가 독일 그린피스 전前 의장인 볼프강 작스에게서 다음과 같은 우화를 들은 적이 있다. 어느 날 한 관광객이 목가적인 풍경을 찍으러 해변에 갔다가 어부가 고깃배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어부에게 날씨는 좋고, 바다에 고기도 많은데 왜 이렇게 누워서 빈둥거리느냐고 물었다. 어부가 필요한 만큼 고기를 잡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하자 관광객은 만약 어부가 하루에 서너 차례 더 바다에 출항한다면 서너 배는 더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고, 그러면 1년쯤 뒤에는 배를 한 척 살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한 3년이 지나면 작은 선박 한두 척을 더 사게 될 테고, 그러면 결국에는 여러 척의 어선들을 지휘하며 물고기 떼를 추적할 헬기를 장만하게 되거나, 아니면 잡은 고기를 대도시까지 싣고 갈 트럭을 여러 대 살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그러고 나면?” 어부가 묻자 관광객은 의기양양해져서 말했다. “그러고 나면, 당신은 멋진 해변에 편안히 앉아 아름다운 바다를 조용히 바라보게 될 겁니다!” 그러자 어부가 말했다. “그게 바로 당신이 여기 오기 전까지 내가 하고 있었던 거잖소!” (『고전의 향연』, 이진경 외, 한겨레출판, 358~359쪽)


​본말이 전도되어서는 안 된다.

Carpe Diem.

점방은 일터가 아니다. 나의 놀이터다.

전혀 아쉬울 게 없는 헤테로토피아.

나는 내 의지대로 TV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책을 보거나 글을 쓰거나 졸고 자빠진다.

밥을 해 먹을 수 있고 커피나 차도 타서 마실 수 있다.

여름엔 냉방이, 겨울엔 온풍이 빵빵하게 나와 펜트하우스 안 부럽게 쾌적하다.

일체의 간섭이 없는 이 곳이 자유로운 해방 공간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러니 제발 나대지 말고 경계하고 또 경계하라.

이치가 뒤바뀐 인생을 절대 삼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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