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난봉가
울도 담도 없는 집에서 시집살이 삼년만에
시어머니 하시는 말씀 얘야 아가 며늘 아가
진주낭군 오실 터이니 진주남강 빨래 가라
진주 남강 빨래 가니 산도 좋고 물도 좋아
우당탕탕 빨래 하는데 난데없는 말굽 소리
옆눈으로 힐끗 보니 하늘 같은 갓을 쓰고
구름 같은 말을 타고서 못 본 듯이 지나더라
흰 빨래는 희게 빨고 검은 빨래 검게 빨아
집이라고 돌아와 보니 사랑방이 소요하다
시어머니 하시는 말씀 얘야 아가 며늘 아가
진주 낭군 오시었으니 사랑방에 나가 봐라
사랑방에 나가보니 온갖가지 안주에다
기생첩을 옆에 끼고서 권주가를 부르더라
이것을 본 며늘 아가 아랫방에 물러 나와
아홉가지 약을 먹고서 목 매달아 죽었더라
이 말 들은 진주 낭군 버선발로 뛰어 나와
네 이럴 줄 나 몰랐구나 사랑 사랑 내 사랑아
화류 정은 삼년이요 본댁 정은 백년인데
네 이럴 줄 나 몰랐구나 사랑 사랑 내 사랑아
너는 죽어 꽃이 되고 나는 죽어 나비가 되어
푸른청산 찾아가서는 천년만년 살고지고
어화둥둥 내 사랑아 어화둥둥 내 사랑아
어화둥둥 내 사랑아
(새벽 5시부터 1시간 동안 클래식FM으로 방송되는 '국악의 향기'는 우리음악을 들려주는 프로그램이다. 거기서 <진주난봉가>가 나왔는데 예전 무심하게 듣던 기분이 아닌 거야. 고즈넉한 새벽 출근길이 애달픈 가락에 숙연해지더라구. 노랫말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는 기구한 여인의 삶을 곱씹자면 흥겹게 부를 노래가 아닌데도 응원가 부르데끼 불러제꼈던 소싯적 내 숭악한 남성성을 어찌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