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아름답지만

by 김대일

페이스북을 한창 들락날락거릴 무렵 국민학교 여자동기가 찍었다는 사진을 보고 한눈에 반한 적이 있었다. 비대면 온라인 플랫폼 상에서 암만 동기라고 해도 남녀가 유별한 게 당연하다고 여긴 나는 간간이 주고받던 댓글로도 의뭉을 떨지 못한 채 계정을 탈퇴할 때까지 그녀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알아낼 수 없었고 지금도 모른다. 그저 그녀가 올린 글과 사진이 온통 별에 관한 것들뿐이어서 별을 다루는 직업이거나 별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덕후쯤으로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계정 탈퇴 전 그녀에게 보낸 마지막 댓글은 그녀가 찍은 별 사진 중 하나를 글감으로 삼고 싶다는 요청이었고 그녀는 흔쾌히 허락했다.

천문학은 우주의 탄생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별과 그 별을 아우르는 우주는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인식 너머 공간이다. 생성된 것은 소멸이 필연적이라는 패러다임에서 우주도 벗어날 수 없을 듯하다.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이 반짝이는 건 그 별이 이미 사라졌다는 걸 의미한다고 누가 그랬다. 별이 폭발하기 직전에 발산한 빛이 지구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차 때문에 그 별을 지금 보고 있을 뿐이라면 우리는 파국을 맞은 별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도착증 환자일지 모른다. 불현듯 등줄기에서 식은 땀이 흘러 내린다. 생겨난 것은 사라져 없어지기 마련이라는 섭리를 여전히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영면이 두려운) 나는 내 인식이 닿지 않은 우주라는 저편을 가늠하는 게 몹시 불편하고 공포스럽다. 인식하지 못하는 존재에 대한 공포, 그것이 내가 천문학을 기피하는 까닭이겠다.

그럼에도사진은 정말 아름답다. 별을 두려워하면서도 쏟아지는 별바다에서 정서적 위안을 얻는 위선이 가증스럽긴 하지만 좋은 걸 어쩌랴. 별 사진 한 컷을 찍으려고 들였을 여자 동기 노고가 고스란히 사진 속에 깃들어 무척이나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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