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스 패러독스

by 김대일

아이는 싱긋 웃으면서 설명을 멈췄다. 의연하지 못하게 입을 벌리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깨달았다. 하지만 다른 것도 아니고 오로지 다이아몬드로만 이루어진 별이라지 않는가. 높은 열과 압력, 탄소가 있으면 되니 확률상 우주 어딘가에 있기는 할 것이지만.

"이곳에서는 다이아몬드가 아주 비싼데."

"왜, 그게 없으면 인간은 죽어?"

"아니."

"그럼 아파?"

"아니."

"근데 왜 비싸?"

말문은 또 막혔다. 도대체 왜 비쌀까.

경제학 용어 중에 '스미스 패러독스'라는 게 있다. 해양대학 일학년 교양수업에서 배운 것이다. 다이아몬드는 비싸다. 하지만 꼭 필요한 건 아니다. 없어도 아무 문제 없다. 반대로 물이나 공기는 꼭 필요하다. 없으면 곧바로 죽는다. 그런데도 가격은 제로에 가깝다.

도대체 왜 꼭 필요한 것은 공짜이고 굳이 필요 없는 것은 값이 비쌀까. 이 모순을 고민하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끝내 이론으로 정의 내리지 못하고 죽었다. 그래서 그런 이름이 붙어 있다. 그의 후학들이 의외로 간단하게 정리했다. 희소성의 원칙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런 설명이 무슨 소용 있을까. (한창훈, 『네가 이 별을 떠날 때』, 문학동네, 2018, 158~159쪽)

이 소설 대목은 법정이 쓴 『무소유』에 버금가게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비관적으로 보자면 탐욕을 부리고 싶어도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희소성의 원칙을 경제학적으로 따질 계제가 아니란 소리다. 그러니 패러독스니 모순이니 씩둑거려봐야 그런 설명이 무슨 소용 있을까. 뒤이은 소설 전개와는 별개로 마지막 구절이 내겐 그런 의미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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