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일요일(123)

by 김대일

이기는 사람과 지는 사람

(J.하비스 말을 인용하여)

정채봉


이기는 사람은 ‘예’ 와 ‘아니오’ 를 분명히 말하나

지는 사람은 ‘예’ 와 ‘아니오’ 를 적당히 말한다.


​이기는 사람은 넘어지면 일어나 앞을 보나

지는 사람은 넘어지면 뒤를 본다.


​이기는 사람은 눈을 밟아 길을 만들고

지는 사람은 눈이 녹기를 기다린다.


​이기는 사람의 호주머니 속에는 꿈이 들어 있고

지는 사람의 호주머니 속에는 욕심이 들어 있다.


​이기는 사람이 잘 쓰는 말은 ‘다시 한번 해보자’ 이나

지는 사람이 잘 쓰는 말은 ‘해봐야 별 볼일 없다’ 이다.


​이기는 사람은 걸어가며 계산하나

지는 사람은 출발하기도 전에 계산부터 한다.


​이기는 사람은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는 약하나

지는 사람은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하다.

이기는 사람은 행동으로 말을 증명하고

지는 사람은 말로 행위를 변명한다.


​이기는 사람은 인간을 섬기다 감투를 쓰나

지는 사람은 감투를 섬기다가 바가지를 쓴다.​


​ (통찰력이 없는 시인은 가짜 시인이다. 위 시는 우리의 미래를 예언하는 듯싶다. 불의하고 무도하며 몰상식한 현실을 반드시 타파해 이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시 마지막 연은 어떤 양아치를 떠올리게 한다.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했다지. 그런 말을 하게 된 전후 사정은 차치하고 사람(시민)에게 충성하지 않는 자는 시인의 말마따나 분명히 바가지를 뒤집어 쓰게 되어 있다. 두고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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