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연말에 벌어진 볼썽사나운 사건은 새해 들어서까지 시끄러웠다. 아무개 국회의원이 전기생활안전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며 본회의 참석을 재촉한 시민에게 ‘ㅁㅊㅅㄲㅅㄱㅂㅊ’ 초성으로만 된 문자를 날렸다. 이게 웬 떡인가 싶은 언론은 그 문자 정체를 파악하느라 들끓었던 게 당연했고.
문자열을 4자로 떼어 뒤 4자인 ‘ㅅㄱㅂㅊ’는 ‘세금바쳐’, ‘시건방춤’, ‘시건방진(친)’의 오타가 아니냐는 따위 해석이 분분했다. 앞 ‘ㅁㅊㅅㄲ’야 영락없이 욕설이라는 데 이견이 별로 없었고. 그것 때문에 공분을 더 샀던 게 문제였지만 정작 당사자는 아무 의미가 없는 문자열이라고 발뺌을 했다. 공사가 다망한 국회의원이 의미없는 초성문자나 날릴 정도로 한가한지 의문이었지만.(<여적-ㅈㅇㅎㄱ ㄱㅈㅅ ㅈㄱㅇㅌ>, 경향신문, 2018.01.07 참고)
우리나라 국회만큼 질 낮은 인간들 집합소가 없긴 하지만 알 듯 모를 듯한 초성만 나열해 제 속마음을 드러내려는 불순한 의도는 참으로 단작스러웠다. 해석이 애매모호한 문자열로 추잡한 요설을 휘두르다가 분위기가 불리하게 돌아가면 이현령비현령하며 혼선의 장막 뒤로 숨는 비겁함이란. 하기사 거기서 배출한 양아치 대통령은 '바이든'을 '날리면'으로 둔갑시킬 정도니 그 DNA가 어디 가겠는가.
제 딴에는 있는 솜씨 없는 재주 다 부려도 뱉어 버린 말은 주워 담을 수가 없다. 저열한 됨됨이가 숨긴다고 안 드러나는 건 아니니까.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지만 세 치 혀가 칼보다 날카로울 수 있다. 하여 말은 적을수록 좋은 법이다. 그러고 보면 말로 먹고 사는 정치인은 고단한 직업이긴 해. 말을 너무 안 하면 표가 달아나고 너무 많으면 꼭 구설수에 오르니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알 듯 모를 듯한 초성 문자만 날린다거나 시정잡배마냥 비속어를 지껄여 놓고선 시민들 청력테스트나 하게 만드는 건 비겁한 짓이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큰 기대는 안 하지만 제발 품위있게 떠들기를 바랄 뿐이다.
당시 물의를 일으킨 국회의원은 'ㅁㅊㅅㄲ'가 무슨 말인지 끝내 밝히지 않았다.
ㅁㅊㅅㄲ ㅈㄹㅇㅂㅎㄴ
내가 정치모리배한테 보내는 문자열이다. 그 국회의원이 의도한 바와 똑같으니 알아서들 해석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