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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김대일
Nov 19. 2023
시 읽는 일요일(126)
첫눈
장석주
첫눈이 온다 그대
첫사랑이 이루어졌거든
뒤뜰 오동나무에 목매고 죽어 버려라
사랑할 수 있는 이를 사랑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첫눈이 온다 그대
첫사랑이 실패했거든
아무도 걸어가지 않은 눈길을
맨발로 걸어가라
맨발로
그대를 버린 애인의 집까지 가라
사랑할 수 없는 이를 끝내 사랑하는 것이
사랑이다.
첫눈이 온다 그대
쓰던 편지마저 다 쓰지 못하였다 할지라도
들에 나가라
옴몸 얼어 저 첫눈의 빈 들에서
그대가 버린 사랑의 이름으로
울어 보아라
사랑할 수 없는 이를 사랑한
그대의 순결한 죄를 고하고
용서를 빌라
(어젯밤 첫눈이 왔다 부산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건 같아도 보이는 질량이 다르면 눈인 게다. 함박눈이건 싸락눈이건 간에.
새벽에 내린 첫눈을 이고 차 한 대가 지나갔다. 검은색 차 위 희디흰 눈은 무척 이국적이다. 후드티 모자만 덮어쓰고 온몸으로 눈을 맞이하다.
얼마 만이야!)
김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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