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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일 Nov 24. 2023

루벤 다리오를 읊으며

   청춘, 신의 보석이여/너 이제 가서 돌아오지 않는구나!/울고 싶을 땐 눈물이 나오지 않더니/때때로 나도 모르게 눈가가 붉어지네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스페인어권의 시성詩聖, 루벤 다리오 싯구는 내가 여직 알던 구절과는 모순되었다. 


   만약 당신의 고향이 작다면, 크다고 꿈을 꾸면 된다


   돌아오지 않을 청춘을 서러워하는 시인이 고향을 빗댄 원대한 꿈(희망)을 품으라 선동하다니. 진선진미의 경지를 향해 모순어법도 마다치 않는 시인의 분열적 성격을 찬미하느니. 인생도 마찬가지. 발 딛고 서 있는 세상 자체가 음충맞기 짝이 없어서 응당 능글맞게 처신하는 게 이로울 테다. 하여 변화무쌍하게 변절하라!

   하지만, 청춘이 떠난 척박한 자리에 옹송그린 꿈은 초라하고 덧없으니 이 모든 게 다 무슨 소용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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