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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금호 Mar 31. 2023

독일에서 한국-베트남 여행하기

2주간 한국과 베트남으로 휴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2022년 9월 한국에서 받았던 건강검진 결과를 국제전화로 담당의사분께 들었는데, 전반적인 결과에는 문제가 없지만 갑상선과 신장에서 물혹 같은 것이 있어서 반년후에 추적검사를 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이야기했다. 그래서 흔쾌히(!?) 2023년 3월에 한국 방문해서 재검사를 받겠다고 했고, (전화상으로 놀라는 의사분이 느껴짐) 신속하게 예약이 잡혔다. 그래서 한국행 비행기 예약을 바로 했는데, 이번에는 아시아나 항공을 이용해서 장거리 비행을 하게 되었다. 이것이 3월 중순에 2주간 한국-베트남에서의 휴가 여행이 시작된 이유였고, 이왕 한국에 가게 된 것, 그냥 가기보다는 뭔가 의미있는 일들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몇가지 일을 벌였는데 그것이 예상보다 일이 커지게 되었다.


아시아나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했지만, 베를린-프랑크푸르트 구간은 루프트한자 비행기를 타야하기 때문에 출국일 베를린 공항의 루프트한자에서 티켓팅을 해야했다. 루프트한자 직원이 한참을 키보드를 두들기더니, 내가 예약한 내역이 조회되지 않는다고 하는게 아닌가!? 눈앞이 깜깜해지면서 국제전화로 아시아나에 전화를 걸고 있자니, 다행히 루프트한자 직원이 한시간 일찍 출발하는 비행기로 해결하고 새로운 예약 번호를 알려주었다. 루프트한자의 경우에는 사소한 변경 사항이라도 생기면 귀찮을 정도로 이메일이나 앱 푸시로 알림을 띄우는데, 아시아나는 예약에 큰 문제가 생겼는데도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출국 당일날 이런 당혹스러운 일을 당해야 했다. 특별한 일이 없는한 일부러 아시아나를 다시 타는 일은 없을 듯. 비즈니스 좌석은 그럭저럭 괜찮았고, 비행중에 좀더 한식다운 한식을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면세품을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2022년 10월에 3박을 했었던 "롯데호텔 서울 이그제큐티브 타워"에 5박을 예약했다. 당시 신라호텔보다 훨씬 마음에 들었었고, 2호선 전철역 앞이라 이동이 편하기 때문이다. 다시 찾은 롯데호텔은 이전과 같은 만족도를 보여주었고, 12인 회의실을 2시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서 숙박 기간 내에 2회 이용을 하기도 했다. 의도치 않게 서울에서의 일정이 너무 바쁘고 빠듯해서, 이전처럼 호텔의 서비스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덕분에 좋은 침대에서 제대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이번에 설화수 스파의 마사지를 예약해서 이용해보았는데, 이또한 신라호텔의 스파 마사지보다 퀄리티가 높고 고급스러워서 대만족이었다. 다만 원하는 시간에 맞춰서 예약이 쉽지 않은것은 조금 아쉬었다.  


이번 한국 방문의 첫번째 목적은 건강검진 재검사, 두번째는 베트남 개발 업체들과 오프라인 이벤트 개최, 세번째는 독일 IT 취업 세미나 개최, 네번째는 한국 스타트업 대표님들과의 만남 등이라, 하루를 매우 촘촘하게 쪼개서 시간 활용을 해야했다. 다행히 추적 검사 결과 이전보다 더 나은 상태라서 더이상 추적 검사가 필요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입이 부르틀 정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수는 있었지만, 다음에는 이렇게 많은 일을 동시에 벌리지 않기로 다짐했다.


금요일 정오에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본가로 내려가서 그다음 월요일 정오까지 말그대로 어머님께서 차려주시는 음식들을 배터지게 먹으며 계속 누워서 쉬기만 하고 왔다. 짧은 방문 기간에 부모님과 뭔가를 따로 하지 못해서 죄송하지만, 충분히 먹고 자고 쉰 덕분에 컨디션을 다시 회복할 수 있었고 다시 서울로 올라와 담당의사분께 검사 결과를 듣고 바로 베트남으로 출국을 할수 있었다.


원래는 2주간 한국 방문을 하면서 한국내에서 여행을 하거나 일본 여행을 다녀올까 생각을 하기도 했었는데, 호치민에서 새로 만든 개발팀의 베트남 개발자들과 첫만남을 가질 필요도 있었고, 이전에 만났던 동료들과 친구들도 다시 만나면서 좋은 날씨에 푹 쉴겸 4~5개월만에 다시 베트남 여행을 하기로 한것이다. 이번에는 한국에서 베트남을 다녀오는 것이라, 생전처음 베트남항공을 이용해보았는데 비행 시간이 겨우 4~5시간 밖에 되지 않아서 비행 자체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숙소는 역시나 지난번에 8박을 했었던 "라 벨라 사이공 호텔"에서 4박을 하기로 했다. 친한 컨시어지들도 있고 숙소도 마음에 들었을 뿐만 아니라, 루프트탑 수영장이 무엇보다 그리웠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고 만족스럽게 지낼 수 있었다. 예전에 비해 서양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아졌다는게 느껴졌고, 여전히 한국인 관광객들도 많았다.  


바쁘게 일정을 소화해야했던 한국에서와 달리, 베트남에서 계획했던 일들은 절반정도만 지켜지고 나머지는 취소되었는데 덕분에 루프트탑 수영장에서 푹쉴수도 있었고, 호텔 건물에 있는 CGV에서 "스즈메의 문단속" (영문/베트남어 자막)까지 볼 수 있었다. 새로 만들어진 개발팀의 베트남 개발자들은 모두 멋진 친구들이었고, 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너무 좋았다. 일부러 먼길을 달려와서 만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예정에 없던 업체 매니저의 점심 초대를 받아서 맛있는 식사를 하면서, 한국 업체들과의 협업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어서 좋았다. 물론, 이번 베트남 방문을 통해 실망하게된 사람들도 생겨서 앞으로는 더이상 만날일이 없겠지만, 뭐 인연이란 다 그런것 아니겠는가. 한국에서의 행사를 통해서 새로운 동료와 친구들이 생겼으니, 앞으로도 베트남을 다시 찾을 이유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마지막 한순간까지 알차게 보낸 다음, 어느새 친숙해져버린 호치민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베트남 항공은 생각보다 일찍 티케팅이 가능했고, 패스트트랙을 통해 신속하게 출국 검사를 마친 다음 베트남 항공 전용 라운지에 갈 수 있었다. 이전에 이용했던 일반 라운지보다 훨씬 멋진 구조의 라운지였고, 꽤나 맛있는 쌀국수를 제공해줘서 어쩔수 없이 두그릇이나 먹어야 했다. 인천공항의 칼 라운지나 아시아나 라운지의 경우, 시설에 비해 음식이 꽤나 부실한 편인데 베트남 항공 라운지처럼 임팩트있는 로컬 푸드를 제공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호치민-서울-프랑크푸르트-베를린으로 이어지는 무려 26시간이 넘는 비행을 거쳐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장거리 비행에 상대적으로 소화가 잘되는 한식을 먹을 수 있는 것은 분명 큰 매리트인 것 같다. 짧은 기간에 꽤나 장거리 비행을 한 덕분에 당분간은 비행기를 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2주간의 휴가를 다녀온지 얼마 안되었는데, 다음주부터는 2주간 이스터 휴가 기간이라 연휴 4일(금요일~월요일)에 휴가 1일(목요일)을 더해서 4박 5일간 독일 남부의 알프스 산맥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올 예정이다. 5월에는 라이프치히로 주말 여행이 예약되어 있고, 7~8월에는 북유럽 10일 유람선 여행도 잡혀 있는 등 올해는 여행만 다니다가 끝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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