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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금호 Apr 13. 2023

독일에서 가장 높은산 "추크슈피체"

독일에서 찾아갈 수 있는 알프스 산맥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은, 아들내미가 "스위스"에 가보고 싶다는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여느 한국인이 그러하듯, 알프스 산맥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알프스 산맥을 찾아가보자가 된 것이다. 그러던 도중, 독일에서도 갈수 있는 알스프 산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독일에서 가장 높다는 추크슈피체 산에 가보기로 한 것이다. 참고로 추크슈피체 산은 백두산(2744m)보다 좀더 높은 2962m이다. 오랜만에 장거리 여행을 위해서, 타이어도 ATU에서 미쉐린 타이어로 모두 교체하고 폭스바겐 정비센터에서 Ulraub Check도 마쳤다.


그러고 보니 작년 이맘때 5박 6일로 가족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다같이 가족 여행을 가는 것은 1년만이라 무조건 패밀리룸이 있는 호텔에서 강아지와 함께 숙박을 하기로 했다. 베를린에서 추크슈피체 산까지는 거의 700km에 이르기 때문에, 하루에 가기에는 부담스러워 2년전 여름 휴가처럼 뉘른베르크에서 1박을 하기로 했다. 그때와 다른 점은, 갈때는 뉘른베르크를 들러서 가지만 집으로 올때는 교대 운전으로 680km를 한번에 오기로 한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무리 호텔이 좋아도 중간에 어중간하게 1박을 하면 더 피곤하고 차라리 한방에 장거리 운전을 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점이다.


2년만에 다시 찾은 뉘른베르크의 구도심은 여전히 관광객들로 북적거렸고, 지난번보다 비싼 호텔이라 위치도 좋고 전체적으로 모던한 디자인의 시설이나 서비스가 마음에 들었다. 아무리 패밀리룸이라고해도 지나치게 개방이 되어 있어서 남사스러웠던 점이나 발코니가 없는 점은 아쉬었다. 나중에 애들없이 우리끼리 다시 방문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호텔임은 틀림이 없다.

https://goo.gl/maps/xqRcW6nrYRQtJwKj7


호텔 직원이 강력 추천해서 방문한 호텔 앞 "DIE WIRTSCHAFT" (The Economy) "경제"라는 이름의 레스토랑도 훌륭했다. 여기도 12개의 소시지로 이루어진 뉘른베르크 스페셜 메뉴가 있는 듯했지만, 전체적으로 음식의 퀄리티가 2년전 방문시에 추천받아서 방문했던 식당에 비해서 아주 훌륭했다. 여기도 재방문 의사가 있다.

https://goo.gl/maps/zvekav2HeoA1wvH96


최종 목적지가 뮌헨에서 가까워서, 독일에 온지 5년만에 처음으로 "뮌헨"을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한국의 여느 도시와 비슷한 인상이라 실망했던 "프랑크푸르트"와는 다를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뮌휀에 들어섰는데... 베를린과 한치도 다를바 없는 전형적인 독일 도시가 아닌가! 도로가 더 비좁고, 운전 매너가 한국하고 비슷하다는 것을 빼면 말이다. 뮌헨에는 좋은 차가 많다고? ㅎㅎㅎ 이 사람들이 서울 강남에서 운전을 안해본건가? 게다가 공휴일이라 대부분의 식당이 안열것 같아서 만만한 한국 식당을 예약하고 갔는데, 음식이 달고 맛이 없다. 베를린 같으면 한국/일본 식당에서 4명의 음료수와 음식을 주문하면 70~75유로쯤 나오는데, 95유로가 나온다. 팁포함 100유로 주고 나왔는데, 말로만 듣던 뮌헨 물가 수준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뮌헨의 연봉 수준이 베를린 보다 높다고 하는데, 이런 수준의 물가라면 연봉을 더 준다고 해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맛도 없는 한국 음식을 먹는데 100유로나 써야 한다니, 오히려 불쌍하게만 느껴질뿐. 이 이외에도 뮌헨에서의 첫인상은 꽤나 실망스럽고 짜증나서, 일부러 다시는 뮌헨을 찾는 일은 없을 듯하다. 같은 독일이라도 베를린과 뮌헨/프랑크푸르트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되고, 뮌헨에서 안좋은 경험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갔다는 분과 비로소 공감을 할수 있을 것 같다.


짜증나는 뮌헨을 빠르게 벗어나서 남쪽으로 한시간 남짓 달리다보면, 저 멀리서 알프스 산맥이 보이기 시작하고 목적지에 거의 다왔다는 기분이 든다. 우리가 3박 4일간 머물게 된 "가르미슈 파르텐키르헨(Garmisch-Partenkirchen)" 지역에는 큰 호텔이 없고 패밀리룸이 있는 호텔도 많지 않아서, 큰 기대없이 오래된 호텔에 예약을 했었다. 도착하고 보니 역시나 우리가 예상한대로 전형적인 유럽의 호텔다웠고, 대부분의 면에서는 짐작대로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우리 부부가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연세드셨지만 멋쟁이이신 분들이 프론트데스크는 물론 레스토랑, 바에서 멋진 활약을 보여주시기 때문이다. 2일째에는 온가족이 네일케어, 페디큐어 및 마사지를 받기도 했는데, 이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https://goo.gl/maps/VKCa61P5g1aHTvc16


3일째 되는 날의 날씨가 더 낫다고 해서, 2일째날에는 오전에 추크슈피체 산 바로 앞에 있는 "아이브제(Eibsee)" 호수에 다녀왔다. 케이블카 타는 곳에서 바라본 추크슈피체 산은 매우 웅장했고 많은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도보로 산책하면 2~3시간쯤 걸릴 것으로 보이는 아이브제 호수는 물이 맑고 인간 친화적인 오리들이 인상적이었다. 1시간쯤 산책을 즐기다가 숙소 근처로 돌아와서 평점이 높은 일식집에서 점심 식사를 즐겼다. 평점 4.8 수준은 아닌 것 같지만, 전날 뮌헨의 한식집에 비하면 양반이나 나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네일케어를 받은 다음에 가족들은 호텔 바로 앞에 펼쳐진 쇼핑 천국에서 쇼핑을 즐기고, 나는 제대로 근육을 잡을 줄 아는 마사지사 분께 마사지를 받으며 피로를 풀었다.

https://goo.gl/maps/Q9QZxWQMzs6yJzzn7


드디어 3일째 되는날, 서둘러 조식을 마치고 부랴부랴 기차역으로 걸어갔다. 호텔에서 겨우 5분밖에 안걸린다고 해서 갔더니, 일반 기차역 옆에 조그마한 전용 기차역이 따로 있었다. 기차+케이블카를 이용하여 추크슈피체 정상까지 갔다오는데, 4인 가족이 거의 30만원을 내야했다. 그리고 강아지는 6유로 별로. 이왕이면 기차를 타고 가보라는 말에 일부러 기차를 탔는데, 중간 이후부터는 터널로 계속 가서 아무것도 볼수 없을 뿐만 아니라 케이블카에 비해 한시간이나 걸려서 굳이 기차를 이용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자동차로 어제처럼 아이브제 호수로 가서 주차를 한 다음,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10분이면 되기 때문이다. 3000m 가까운 높이의 추크슈피체 산에서 보이는 모습은 파노라마로도 찍을 수 없을 정도로 멋진 광경이었고, 일부러 찾아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오후에 날씨가 더 좋아졌고, 그 다음날에는 구름 한점 없어서 훨씬 더 나았겠지만 이 정도라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좋은 전망을 바라보면 마시는 커피나 커리부어스트를 먹는 것도 좋았고. 이렇게 높은 산에 이렇게 손쉽게 올라올수 있다는 점에, 다시금 인간에 대한 경외심을 품게 된다.

https://goo.gl/maps/dLkPwfBuDCAfvuuR9


아마도 다시 찾을 일은 없겠지만, 추크슈피체 산을 올라가기 위해 찾아온 "가르미슈 파르텐키르헨(Garmisch-Partenkirchen)"은 꽤나 괜찮은 관광 도시였다. 게다가 같은 독일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것도 좋은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도 정상에는 만년설이 있어서 스키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도 많아보였다. 독일에 살고 있다면, 굳이 알프스 산맥을 보기 위해 다른 나라를 갈 필요 없이 독일 남부의 추크슈피체 산을 찾아오면 될 것이다. 다음번에 기회가 되면, 히틀러의 별장으로 유명한 이글스 네스트를 방문해볼까 한다.

https://goo.gl/maps/1BduTzjyEc4Y4QyG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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