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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금호 Jul 10. 2023

계획에 없던 리모와 캐리어 구입기

루프트한자에서 파손된 캐리어에 대한 보상을 받았습니다

3월말 한국에서 독일로 오는 길에 5년 넘게 잘 쓰고 있었던 캐리어의 바퀴 하나가 파손되는 일이 있었다. 인천공항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는 아시아나 항공을, 프랑크푸르트에서 베를린까지는 루프트한자를 이용했었는데, 일단 예약을 아시아나에서 했었기에 아시아나에 수하물 파손 신청을 하려고 했다. 아시아나의 경우 수하물 손상 신고는 "인도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이고 인천공항 아시아나 수하물센터로 서면 신고를 해야한단다. ㅎㅎ 그래서 일단 홈페이지 고객 문의로 수하물 파손 관련 문의를 했다. 아시아나의 답변은 "해당 수하물 사고접수는 IATA (국제항공운송협회) 결의 안에 의거하여 최종적으로 이용하신 항공사에서 수하물 파손 접수 및 보상이 가능합니다. 번거로우시겠지만 루프트한자 항공에서 고객님의 수하물 파손에 관한 신고를 도와드릴 수 있사오니 루프트한자 항공사에 접수하여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였다. 그나마 다행인건지도.


당시 바퀴가 파손된 캐리어는 한국에서 이민 준비할때, 벤츠 딜러가 이민 선물로 준것이었기 때문에 솔직히 보상을 받지 못해도 아쉬울 건 없었다. 5년 넘게 우리 가족과 꽤나 많은 나라를 여행다녀서 정이 든 캐리어라서, 일단 별다른 기대 없이 루프트한자에 보상 신청을 했다. 루프트한자 홈페이지에서 사진들을 첨부하고 상황 설명을 입력하고 신청하는 것으로 끝. 이런 부분은 한국 항공사보다 독일 항공사가 낫다고 생각한다. 일주일후 루프트한자에서 "파손된 수하물과 관련하여 저희 루프트한자와 서비스 파트너인 Dolfi로 전달되었습니다. 담당부서에서 고객님께 연락을 드릴 예정입니다"라고 한국인 담당자가 한글로 답장을 보내왔다. 그리고 그로부터 정확히 일주일 후에, 서비스 파트너라는 Dolfi에서 일정 금액에 해당하는 바우처를 제공할테니 자기네 온라인 쇼핑몰에서 새 캐리어를 구입하란다. 겨우 2주만에 보상 금액이 결정된 것은 의외였고, 금액도 적지 않아서 나쁘지 않았지만 현금이 아니라 바우처로 제공을 한다는게 처음엔 납득이 안되었다.


막상 Dolfi의 온라인 쇼핑몰에 들어가서 캐리어들을 검색해보니 제공된 바우처로만으로도 구입 가능한 기내용 캐리어도 있고, 다양한 메이커의 캐리어들을 구입할 수 있어서 생각보다 나쁜 조건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다만, 4월 중순 츄크 슈피체, 4월말 5월초 런던, 5월 중순 이후 라이프치히 여행을 바쁘게 다니다보니 어떤 캐리어를 구입할지 결정을 할 수 없었다. 그사이 몇번 Dolfi에서 독촉 메일을 받았는데, 독일 와서 내가 독촉 메일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독촉 메일을 받는 경우는 처음이라 신선했다. ㅎㅎㅎ 이왕이면 이번 기회에 구입할 계획었던 "리모와"를 바우처를 이용해서 구입하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런던 여행을 다녀온 이후 쿠담 거리에 있는 리모와 매장을 직접 방문해보았다. 비싼 캐리어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매장도 다른 명품 매장처럼 인원수 제한 입장 시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잠시 기다린 후 입장한 리모와 매장에는 다양한 모델과 크기의 캐리어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사진으로만 보던 것과 달리 어떤 사이즈의 어떤 모델이 내게 맞는지 금방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벤츠를 사진으로 볼때와 실물을 볼때 차이가 있는데, 리모와도 사진으로 볼때와 실물의 차이가 있었고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5월말에 바우처를 사용해서 리모와 오리지널 Check-In L을 주문하였고, 무려 한달이 지난 후에 받아볼 수 있었다. 역시나 주문하고 2~3주가 넘도록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독촉 메일을 보냈더니, 리모와 쪽에 딜에이가 있어서 언제 배송이 가능한지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답만 받았다. ㅎㅎㅎ 7월말에 출발하는 북유럽 9박 10일간의 크루즈 여행에서 첫 데뷔를 하려했는데, 설마 그때까지 못받는 것인가 걱정을 시작할 무렵 곧 배송이 된다는 메일을 받았고, 주문한지 한달이 조금 넘어서 제품을 받을 수 있었다. 중간에 내가 바빠서 한달반 동안 지연되었지만 어쨌든 파손된 수하물에 대한 보상이 끝난셈이다. 퇴근후 개봉한 리모와는 기본 무게가 6.2kg이라는데 예상보다 무겁진 않았고, 전체적인 디테일이 마음에 들었다. 주문 전에 고민할때 클래식 모델도 끌리긴 했었는데, 직접 받아본 오리지널 모델의 모던한 느낌이 더 좋았다. 게다가 2022년 7월 25일부터 구매한 제품은 평생 보증이라고 해서, 고유번호를 리모와 홈페이지에서 등록했다. 고환율인 상황에서도 독일 리모와 판매 가격(부가세 19% 포함)이 한국 판매 가격보다 저렴한데다가 바우처까지 사용해서, 한국 가격보다 50만원 정도 저렴하게 살수 있었으니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생각한다.



항공사에서 보상은 생각보다 쉽고 빠르게 처리되었지만, 여행자 보험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다. 몇번 관련 서류들을 메일로 보낸 다음 최종적으로 받은 답변은 "보상 불가"였다. Axa 보험사에서 말하길 원래 캐리어 가격에서 항공사 보상금액을 제한 다음, 구입후 5년이 지났기에 90%의 감가상각률을 적용하고 나면 보상금이 최소 보장 금액인 70유로 이하라 보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애초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아서 실망할 것은 없지만, 인간적으로 90%라는 감가 상각률은 너무 한듯. 바퀴가 파손된 벤츠 캐리어는 샘소나이트 제품이라, 샘소나이트 매장에 가져가서 바퀴 수리가 가능한지 문의해볼 예정이다. 혹시라도 수리가 가능하다면 벤츠 캐리어도 앞으로 계속 사용할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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