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족이 독일 온지 6년 2개월만에 가족들 영주권을 취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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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내가 영주권을 취득한지 4년이 다되어간다. 2년전, 가족들의 3년짜리 가족 비자를 연장하면서 곧 가족들의 영주권 신청 자격이 되니 3년마다 비자를 연장하기보다는 10년마다(여권 유효 기간) 연장해야하는 영주권을 취득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와이프와 딸내미는 영주권 취득을, 아들내미의 경우에는 시민권 취득을 목표로 작년 하반기부터 준비하기 시작했고 11월에 먼저 와이프와 딸내미의 영주권 신청을 했다. 이번에도 이민 변호사를 고용해서 이민청 테어민 잡는 것을 맡겼는데, 약 3개월 후인 올해 2월에 6월 테어민이 잡혔다. 이때문에 올해 여름 가족들과 한국 방문 계획을 잡으려 했으나 취소했다. 2년전 가족들 비자 연장 테어민이 미리 사놓았던 비행기 티켓 일정과 겹치는 바람에 적지 않은 돈을 내고 일정을 변경해야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민청 테어민이 잡힐 예정인 해에는 아예 한국 방문 계획을 잡지 않는 것이 낫다.
2년 만에 다시 찾은 이민청 앞은 여전히 주차된 차들로 빽빽했고, 경찰들이 총출동해서 불법 주차된 차들에 딱지 끊고 견인하는 모습으로 분주했다. 견인 중인 경찰에게 물어서 강건너편 노상 유료 주차 공간에 주차를 해놓고 걸어와야 했다. 처음 이민청에 도착한 것은 예약 시간 1시간 전이었지만, 주차 자리 찾다가 유료 주차장에 주차해놓고 걸어오니 30분 전에 이민청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역시 이런 날은 일찌감치 도착해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을 예비로 둘 필요가 있다. 입구에서 테어민 공지문을 보여주고, 어느 건물 몇층으로 가면 되는지 안내를 받고 입장했다.
2년 전에 대기하던 대기실에 다시 와서 앉아 있으려니 만감이 교차했다. 그때는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앉아 있었는데, 앞으로 여기를 몇번이나 더 와야할지 생각하니 씁쓸했다. 이번 테어민이 잡히고 지난 몇달간 여러가지 일들이 한꺼번에 벌어져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을 생각하면 더 그랬다. 내 여권이 만료되는 4년 뒤에는 나도 영주권 연장을 위해 다시 여기를 와야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약속 시간 15분전에 변호사가 도착해서 인사를 건넸고, 약속 시간이 조금 지나서 우리의 예약 번호가 화면에 떴다. 부디 괜찮은 이민청 직원이 걸리기를 기도했는데...
우리 담당으로 보이는 이민청 직원은 유쾌하게 보이는 중년 남성이었는데, 경험 상 싱글벙글하며 친절해보이는 이민청 직원일수록 뭔가 잘못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변호사를 대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이 처리되는 40여분 동안 초긴장 상태로 지켜봐야했다. 테어민 공지문에 적힌 서류들을 제출하는데, 갑자기 와이프의 B1 certification을 달라는게 아닌가? 언어 증명과 귀화 시험 결과는 이미 11월에 제출한 상태였고, 테어민 공지문에 가져오라고 안써있기에 당황에서 허둥지둥 거리니 변호사가 자기가 나중에 보내겠다고 했다. 그리고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변호사가 원하는대로 해달라고 요청을 하니 직원이 동의하지 않는 듯 잠깐 실랑이도 있었다. 피말리는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와이프와 딸내미가 사인을 하고 지문 날인을 하고 나니, 2달후 실물 카드가 나올때까지 유효한 통지문을 주었다. 수수료를 지불하고 변호사와 인사를 나누니 비로소 이 때문에 고생한 지난 몇달간의 고생이 끝났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로써 아들내미를 제외한 우리 가족은 모두 영주권자가 되었고, 독일 거주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독일 한인 커뮤니티에서 "영주권"을 우습게 말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이는데, 본인들이 시민권자라 쉽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영주권은 장기 거주를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것이고 충분한 자격을 입증하지 못하면 취득이 불가능하다.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는데, 한국 유학생들이나 독일 이민 온지 얼마 안되는 사람들이 "거주권"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방심하고 있다가 나중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흔하게 볼수 있다. 외국인으로 타국에 거주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거주권의 확보이다. 따라서, 본인이 영주권 취득 자격이 되는 경우에는 미루지말고 서둘러 신청할 것을 권장한다. 상황은 수시로 변하고 언제 어떤일이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오늘은 영주권 자격이 있더라도 내일도 그 자격이 유지되리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막간 공지>
2024년 7월 중순 2주간 한국 방문 예정입니다. 이번에도 독일 IT 취업/이민 세미나를 열 계획이고, 7월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은 서울의 교육기관에서 "생성형 AI를 이용한 게임 개발" 강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세미나 참석이나 강의 수강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nashorn74@yahoo.co.kr 앞으로 이메일 주시기 바랍니다. 독일 IT 취업/이민 세미나 공지는 따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