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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금호 Jul 30. 2024

예정에 없던 한국 방문

7월 중순에 2주간 한국 방문을 하고 왔습니다.

지난 5월말 생성형 AI를 이용해서 만든 두번째 게임을 출시한 다음, 펠로톤 바이크로 운동하던 중에 지난 6개월간의 경험을 책으로 쓰고 강의를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운동 마치고 씻은 다음 예전에 알고 있던 출판사 관계자들과 교육 업체 관계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고, 생각보다 빨리 출판사와 집필 계약을 하게 되었고 교육업체 이사님께서는 기대하지 않았던 특강을 2주나 잡아주셨다. 아무래도 생성형 AI가 꽤나 핫한 주제이다보니 가능한 일이겠지만, 덕분에 계획에 없던 한국 방문을 하게 되었다.


이번 한국 방문은 난생 처음 에어프랑스를 이용하게 되었다. 예약 관리나 체크인을 위한 웹사이트 사용성도 좋고, 넉넉한 수하물 허용량과 비즈니스석의 좌석 배치, 승무원들의 아름다운 미소와 서비스, 식사의 퀄리티등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베를린-파리 구간의 비행 스케쥴 지연으로 인해 정신없이 뛰어서 인천공항행 비행기로 환승하고 수화물은 나중에 따로 받아야 했던 경험 때문에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또한 한국의 휴가철에 겹치는 바람에 비즈니스 탑승객을 위한 패스트 트랙이 따로 없는 인천공항에서의 경험은 유쾌하지 못했다. 


한국의 장마철이라 강의하는 2주 내내 엄청나게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매일 왕복 100~140km를 출퇴근하며 강의를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강의 기간 동안 열심히 참여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수강생들을 지켜보며 일부러 한국에 와서 강의하는 보람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비록 생성형 AI를 사용한다고 해도 겨우 5일 동안 하나의 게임을 완성해서 출시까지 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적지 않은 수강생들이 완수해냈다. 매일 강의 시간 2시간쯤 도착해서 근처 커피숍에서 더블 에스프레소를 마시면서 출근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일을 하는 것 또한 한국 살때부터 즐기던 습관이다.  


시차 적응할 새도 없이 한국 방문한 2주 내내 매일 강의를 하느라 꽤나 힘든 스케쥴이었지만, 매일 좋아하는 해장국이나 탕, 국밥, 짬뽕 등을 원없이 먹을 수 있는 것도 또다른 즐거움이었고 곱창, 막창, 족발, 팥빙수 등을 먹으며 감탄사를 연발할 수 밖에 없었다. 2주간 처가집에서 신세를 지며 장모님께서 차려주신 식사를 맛있게 먹으며, 장인어르신과 맥주 한잔을 같이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눈 시간도 소중한 순간들이었다. 바쁜 와중에도 계획대로 독일 IT 취업/이민 세미나를 진행하였고, 참여한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


출국 전날에는 공항 근처 호텔을 잡아서 어머님, 동생 가족과 1박을 했다. 휴가철인데다가 호캉스로 유명한 호텔인듯, 번호표를 뽑아서 체크인을 해야하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저녁엔 호텔 근처에 있는 조개구이 전문점에서 정말 오랜만에 맛본 조개구이와 새우 소금구이는 훌륭한 선택이었다. 호텔방에서 가족들과 맥주 한잔하며 함께 올림픽 경기를 관람을 한 다음, 다음날 아침 홀가분한 마음으로 독일을 향해 출발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 동료, 가족들임에도 마치 어제 만났던 것같은 기분이다.


올해는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 방문을 못할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면서 정신없이 추진된 일이었다. 생각 같아서는 기회가 된다면 올해 연말쯤에도 다시 한번 한국을 방문하고 싶은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다음에도 다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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