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금호 Nov 05. 2019

좋은 스타트업 찾는 방법

40대 또는 50대 경력 개발자를 위한 가이드

https://brunch.co.kr/@nashorn74/41


필자는 한국의 스타트업에서 일하려는 분들께는 "로켓펀치"를 추천한다. 스타트업 취업은 잡코리아와 같은 사이트보다 로켓펀치가 확실히 좋다. 다만, 로켓펀치로 스타트업 구직 활동을 할 때 당연히 주의해야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스타트업은 일반 기업에 비해 리스크가 더 크다는 점이다. (물론 한국의 중소기업 또한 만만치 않기는 하지만) 그래서 여기에 좋은 스타트업을 찾는 방법에 대해서 다뤄보겠다.


* 구직 공고의 "제목"만으로 해당 스타트업의 상황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1. 똑같은 구인 공고가 1년 365일 내내, 더 나아가서 몇년 동안 계속 올라와 있다.

이것은 꾸준히 모니터링을 하지 않으면 절대로 알수 없는 정보이다.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동일한 구인 공고가 계속 걸려 있을 이유가 없다. 수시 채용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핵심 인력에 대한 관리가 잘된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이런 회사를 거르려면 취업에 되어서도 꾸준히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더구나 동시에 여러 포지션에 대한 구인 공고가 계속 올라와있다면?


2. 구닥다리 기술 스택을 사용한다.

개발 기술이란 개발자의 개인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스타트업은 "기술 스택"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빠르게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아니다 싶으면 얼른 피봇을 해야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생산성이 낮은 구닥다리 기술 스택을 사용하는 순간 빠져나올 수 없는 덪에 갇힌 셈이다. 예전에 한 개발 했다는 CTO가 있거나, 외주 업체가 만들어놓은 것을 계속 유지 보수를 해야하는 경우 등 다양한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가급적 최신 기술 트랜드에 맞는 스타트업을 찾는 것이 장기적인 커리어 관리 도움된다.


3. 연봉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일단 적던 많던 명확하게 연봉이 명시된 구인 공고에만 지원하는 것이 좋다. 연봉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그 정도의 연봉도 제대로 보장하기 힘든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이라도 봐도 무관하다. 급여로 지급할 돈이 없음에도 일단 사람을 뽑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돈"에 대해서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회사와는 협상 자체를 할 이유가 없다.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스타트업의 지분은 당장 아무런 가치가 없다. 기본 연봉을 명확하게 보장한 상태에서 추가로 지분을 받는 것이 순서다.


위의 세가지 중에 2번째는 한국의 스타트업을 발판으로 글로벌 진출을 고려 중인 개발자라면 무조건 걸러야 한다. 예전부터 계속 써오던 기술을 계속 쓰기 위해서 스타트업을 다니면 안된다. 무조건, 새로운 기술 스택을 돈 받고 일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빨리 해당 기술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개발자는 남들처럼 돈만 버는 것이 아니라, 일을 통해서 경험과 실력이 늘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 무조건 걸러야 하는 구인 공고


- 직원이 아닌 동업자, 공동대표, 지분투자자를 찾습니다 : 동업은 아무하고나 하는 것이 아니다. 동업자를 왜 구인 공고로 찾는가?


- 함께 세상을 바꿔봅시다 : 세상은 아무나 바꿀 수 있는게 아니다.


- 실력 있는 개발자분을 "모십니다" : 좋은 회사라면 알아서 찾아간다. 최근 "토스"가 실력있는 경력자를 구인하는 공고가 지나치게 과장된 표현으로 거부감을 일으키는 것처럼, 이런 류의 과장된 문구는 경계를 하는 것이 맞다.


- 2~3년차 개발자를 "신입"으로 뽑는 기업 : 기본적으로 경력자의 경력을 존중하지 않는데, 당신의 경력은 제대로 인정해줄까?


- 야근 없음 : 이것은 자랑이 아니라, 당연해야하는 사항이다. 당연한 것이 자랑이라는 이야기는 다른 것은 내세울 것이 없다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단지 야근이 많은 것이 문제는 안될 수 있다.


* 무조건 신속하게 탈출해야 하는 스타트업 (feat. 중소기업)


- 앞에 개발자가 시간을 다 까먹어서,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 이것은 독박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무조건 튀어라. 앞에서 잘못한 모두가 당신의 잘못으로 돌아온다. 특히 경력 개발자들에게 이런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 제품과 시장에 관심 없는 CTO : 투자 받은 돈이면 몇년 동안 걱정없이 마음 껏 개발할 수 있다고 좋아한다면, 그 스타트업은 이미 끝난 것이다. 대표이사가 불쌍할 뿐. 제품을 시장에 내놓지 못하는 기업은 가치가 없다.


- 급여일에 급여가 들어오지 않는다 : 한번이 두번이 되고, 두번에 세번이 될 확률이 높다.


- 회사 업무를 위해 개인 돈이나 카드를 먼저 쓰게하고 나중에 정산하게 한다 : 일단 이건 정상이 아니다. 대기업인데도 그렇다고? 너나 다녀라. 그런 회사는.


- 개발자에 대한 불신이나 불만이 많은 사장이나 임원이 있을 경우 : 당신이 제대로된 개발자가 무엇인지 보여준다고 해도 바뀌지 않는다.


- 전임자로부터 인수인계를 제대로 받는 것이 힘들다 : 전임자가 좋지 않게 회사를 떠났다면 당신 역시 그럴 확률이 높다.


-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를 회사 업무를 위해 쓰게한다 : 당신에게 개인적인 시간은 없다는 의미이다.


- 얼마되지도 않는 투자 금액을 투자한 투자자가 회사 경영에 간섭한다 : CEO의 경영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 회사가 근태 관리에 목을 맨다 : 직원에 대한 신뢰가 없는 것일 뿐이다.


- 개발 장비나 도구 구입 비용을 아낀다 : 가치 있는 자원에 대한 투자가 없으면 가치 있는 결과물을 만드는 것도 불가능하다.


- 입사전에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는다 : 사소한 것이라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명확하게 어필하고, 그래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떠나는게 맞다. 사소한 것도 안지켜지는데 더 중요한 돈과 관계된 약속은 지킬 수 있을까?


현재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항상 자리가 불안정한 40~50대 개발자들을 위한 조언은 다음과 같다. 일단 메인 잡으로 현재 회사의 업무에 충실히 하면서, 사이드 잡으로 일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찾아볼 것을 권장한다. 구인 공고의 검색 조건에 "원격근무" 가능을 추가해서 검색 해보면 된다. 다만, 원격근무라는 조건을 달아 놓고도 출퇴근을 요구하는 몰상식한 회사들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여러분의 경력과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는 스타트업을 만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리스크를 줄이면서 스타트업과 함께 일을 하는 방법을 찾는 방법이, 본인에게 스타트업이 맞는지 안맞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어느 정도 검증 기간을 거쳐서 충분히 해볼만 하다고 판단되면, 스타트업에서 풀타임으로 일을 해서 커리어를 쌓아가면 된다. 


아무 것도 모르면서 그저 요즘 "스타트업"이 뜬다고해서 잘다니던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을 때려치우고 나와서,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다가 멘붕을 겪는 경력 개발자를 보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 스타트업의 문화나 비즈니스 방식, 업무 방식 등이 자신에게 맞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히 경험을 해보고 뛰어드는 것이 맞다. 그리고, 스타트업에서 일을 할 때는 이전과 달리 매일 매일 새로운 기술을 공부하고 배우면서, 맨땅에 헤딩을 할 각오를 하지 않았다면, 현재 다니는 직장에서 가능한 한 오래 버티기를 바란다. 현재 내가 알고 있는 것만으로 먹고 살수 있는 세상은 이미 저물어가고 있는 중이니까. 무엇보다도 자신보다 어린 나이의 개발자들에게 반말을 할 생각이라면, 제발 스타트업에는 가지 말기를 권장한다. 어느 스타트업을 가던지 여러분은 여러분의 나이에 반밖에 안되는 동료들과 함께 일을 해야한다. (대표이사 포함) 나이에 상관없이 서로를 존중하면서 존칭하면서 일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리스크가 있는 스타트업이지만, 40~50대의 개발자에게는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못할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행히도 스타트업은 한국이나 미국, 캐나다는 물론 유럽에서도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고 비슷한 기술 스택을 사용하기 때문에, 새로운 나라로 진출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 필자 역시도 한국에서 4~5년간 스타트업과 함께 일을 했던 경험이 독일 취업에 큰 도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독일에서 회사 생활하는데도 여전히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20~30대라면 한국 스타트업을 발판으로 미국/캐나다 진출을, 40~50대라면 한국 스타트업을 발판으로 독일 진출을 꾀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 스타트업 연봉 협상 팁


- 스타트업에 애초에 많은 것을 바라지 말라 : 내가 예전에 어디서 얼마를 받던 사람이야라는 생각은 버려라. 높은 수준의 연봉을 제시하는 스타트업 역시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못지 않게 까다롭게 사람을 뽑는다. 본인이 스타트업에 100% 적합한 인재가 아닐 경우에는 일정 부분 깎일 것을 감안해야 한다.


- 희망 연봉과 제시한 연봉의 차이가 있지만, 꼭 같이 일해보고 싶은 스타트업일 경우 : 교육비 지원, 운동비 지원, 주차비 지원, 주유비 지원 등 회사 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들에 대한 지원을 추가로 요구하자. 다른 직원들과의 형평성 때문에 안된다고 하면 같이 일할 가치가 없는 회사이다.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를 영입하고 싶어하면서도, 하향 평준화를 고집하는 사장의 수준은 뻔하다.


- 희망 연봉과 제시한 연봉의 차이가 있지만, 자신이 꼭 필요한 인재일 경우 : 해당 회사의 연봉 테이블을 갈아치울 기세로 협상에 임해라. 기존에 누가 얼마를 받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상호 인정이 되는 경우에는 사장이 급여를 덜 가져가더라도 본인을 영입하기 위해 최대한 맞춰주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 급여일이 매월 25일 전후인지 확인하라 : 정산이나 수금등의 이유로 익월 10일에 급여를 지급하는 회사가 가장 직원을 생각하지 않는 회사이고, 그 다음이 매월 말일에 급여를 지급하는 회사이다. 매월 25일 전후에 급여가 들어오면, 월말에 나가야하는 것을 처리하기가 좋다. 사소한 것 같지만 아주 큰 차이가 있다.


- 늘 이야기 하지만, 월급 받아서 부자 되려는 헛된 망상을 포기하고 현실적인 관점에서 냉철하게 얻을 것은 얻고, 포기할 것은 포기하는 것이 좋다. 모든 것을 다 얻으려고 욕심을 부리면, 모든 것을 잃는 수밖에는 없다.

작가의 이전글 독일 IT 취업 : "독일인"에 대한 단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