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왕창)하는 날
오늘은 미뤄두었던 빨래 하는 날.
장기숙박 중인 게스트의 침구류를 모두 제대로 빨기로 했다.
여기서 '제대로'라 함은,
얼룩은 손빨래를 하고 과탄산소다에 담궈 깨끗한 순백의 커버로 다시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내 사전에 침대 위에서 음식을 먹는건 절대 상상할 수 없다.
그러나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이 있고 다양한 문화가 있다.
숙소에 머무는 이 게스트는 침대에서 초코우유를 비롯한 많은 음식을 먹은 듯 하다.
혈흔, 초코우유, 바나나 등 다양한 얼룩이 생겼다.
오픈이 얼마 되지 않았으니 실 사용은 손으로 꼽을 정도로 몇번 안되었는데 말이다.
지금은 여기저기 얼룩들이 있다.
그래서 마음먹고 6개의 베개커버, 3개의 이불커버, 3개의 침대 패드를...
수십개의 얼룩은 모두 손빨래하고 욕조 가득 물을 채워 과탄산소다를 넣고 담궜다.
이 과정을 체크아웃 후에 또 해야한다..ㅠㅠ
다른 게스트들은 얼룩이 없으니 그냥 세탁기, 건조기로도 가능했다.
빨래를 하다보니 세탁기가 참으로 고맙다.
미세한 얼룩까지 세탁기가 지워주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세탁기마저 없었으면 어쩔뻔 했나 싶다.
( 숙박시설에서 침구류 깨끗하게 씁시다! ㅜㅜ )
과연 얼룩이 지워질까?
깔끔한 사람이 아닌 나도 침대에 얼룩이 생기는 일은 참 드문데..
일주일에 한번씩 커버와 시트를 갈아주는데 매번 얼룩이 더 많아 졌다.
사진은 극히 일부분 약한 얼룩일뿐.
생각없이 얼룩을 지우겠다며 손빨래한 결과
나의 손가락은 물집이 잡히고 껍질 까졌다.
얼룩제거방법을 검색해서 몇가지 방법을 알아두고 여러차례 시도를 했다.
첫번째, 초코우유로 추정되는 얼룩은 주방세제로 손빨래를 한다.
혈흔(생리혈)은 과산화수소를 뿌리고 찬물로 문지른다.
두번째, 뜨거운물에 과탄산소다와 침구류를 넣고 담궈둔다.
세번째, 지워지지않은 얼룩은 락스를 희석한 물에 다시 담군다.
투명했던 물이 칙칙한 회식빛의 더러운 물로 바뀌었다.
이정도면 그래도 얼룩이 다 빠지지 않았을까?
이젠 세탁기에 넣고 세탁 후 건조기에 넣으면 된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 1차 세탁이 진행중이다.
과연.. 얼룩은 지워질까..
미련하게 손빨래를 열심히 해서 상처가 생겼으니
이제 다음번엔 꼭 고무장갑을 써야겠다.
우당탕탕 초보 호스트는 이렇게 오늘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