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민 글 그림
김한민 글 그림
비룡소
오늘 너무 늦었으니까 책 안 읽어주면 안 될까?
엄마 진짜 한 권만 읽어줘.
원래 한 권만 읽잖아.
엄마 내가 진짜 짧은 책으로 골라올게.
하면서 골라온 책.
제인 구달 선생님이 정말로 놀랍고 아름답고
기분 좋은 책이라고 하신
'신비한' 양서류가 등장하는 꿈에 대한 이야기 모음집.
어떤 것도 될 수 있고 어떤 일도 할 수 있는
한계 없는 꿈속에서
엄마는 소름 돋아하는 다양한 멸종 위기의 양서류들이
손도 잡고 알도 낳고 안아 주고 함께 술래잡기도 하지.
사실 엄마는 읽으면서 상상돼서
몸서리 쳐지게 소름 돋았는데
티 안 내느라 힘들었어.
내가 소름 돋아하면 너 재밌어서
내일 이 책 또 가져올 거잖아.
그동안 대체로 다정했지만
이젠 짓궂은 장난도 치고
예상치 못한 돌발행동도 하는 너에게
엄마는 조금씩 적응하려고 애쓰는 중이야.
처음 손 대면 차갑고 물컹한 느낌이 낯설어서 놀라지만
만지다 보면 언젠간 그 온도에 적응되는 양서류처럼.
비교가 좀 별로야?
네가 이 책 골라왔잖아.
꿈꾸기 위해 엎드려 누워 자는 걸 택한 너에게,
오늘 밤 꿈엔
네가 위로해주고 안아주고 수술해줘야 하는
누군가 보다는
너를 위로해주고 네 눈물을 닦아 주고
슬픔과 두려움 속에서 너를 구해주는
누군가가 찾아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