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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심플 Jul 04. 2021

열정 없는 김대리가 주식을 시작한 이유

주식투자


코로나가 확산이 되면서 예상치 못했던 것이 있었다.

주식투자에 너도나도 참여하며 유행이 된 것.


사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조금 단물(?)빠진 느낌이지만,

코스피도 코스닥도 연일 고점을 갱신 중인걸 보면

아직 끝이 아닌가 보다.





나는 2019년 12월 주식에 입문했다.

코로나발 유행보다 조금 이르게 들어갔는데,

내가 주식을 시작한 이유는 수익 때문은 아니었다.


당시는 주식이 이렇게 국민적인 관심을 받지는 않았기 때문에 주변 주린이보다는 고인물들이 더 많았고,

나쁘게 말하면 중독에 가까웠다.


그들에게 주식에 대한 관심을 보이니

여러 얘기를 해주었는데,

누가 몇 배를 먹었다느니, 차를 샀다느니 하는 것보다

내 마음에 드는 큰 장점이 있었다.



바로 월요일이 기다려진다는 것!



월요일 9시, 가장 싫어하는 시간.


월요병을 심하게 앓고 있던 나는

일요일 오전부터 울적했고,

심할 때는 금요일 퇴근하는 순간부터

"출근하기 싫다"를 말하 했다.


러나 주식을 하면 그 시간을 기다릴 수 있다 말에

당장 주식을 매매했다.




처음엔 국내 대기업 주식을 샀는데, 사자마자 떨어졌다.

나름 PER, PBR과 같이 간단한 주식분석을 하고 들어갔지만

계속해서 떨어지기만 했고,

나도 계속 물타기를 했다.


그 뒤 코로나가 터지며 코스피가 2,000 아래로 떨어졌고

100만 원어치의 ETF를 구입했다.


그 후로 주식의 재미를 알게 된 내가

이런저런 고난과 역경을 헤치고 난 뒤

회사에서 퇴사까지 했으면 나도 전설로

입방아에 오르내렸겠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목적으로 했던 월요병 완치는 없었다.



대기업 주식처럼 손실이 나든

코스피 ETF처럼 수익이 나든

나는 월요일이 싫었고, 출근이 싫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시드가 너무 적어 그럴 수도 있고,

상한가 보기 힘든 대형주만 사서 그럴 수도 있었다.


그래서 시드를 천만 원까지 늘려보았고(나한텐 크다),

좀 더 변동성이 큰 미국 주식과 코인도 해보았다.


물론 나도 사람인지라

떨어질 때는 아쉽고, 오를 때는 기쁘지만

그 이상의 재미열정을 느낄 수는 없었다.




그렇게 제1의 목표였던 월요병 치료는 달성할 수 없었지만,

대신 나의 이런 열정 없는 투자 성향 덕분에

장기투자를 할 수 있어 수익률은 족스러웠다.



지금은 코인은 접었고, 해외주식 비중을 90%로 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 중이기 때문에

여전히 월요일 9시를 기다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하다보면 언젠가 퇴사하지 않을까, 하며

로또보다 현실적인 행복한 상상의 재료로 사용중이다.


덤으로 마이너스가 났을 때에도

물타기 자금을 모아야했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회사를 더 다니게 해주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퇴사는 하고 싶지만 변변찮은 계획이 없어

회사를 그만두면 안되는 내게는 딱이다, 딱.





재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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