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양적완화를 시작한 미국 연준은 시중에 풀린 엄청난 유동성으로 인해 발생한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정책으로 전환하며 금리인상을 단행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제로금리에서 순식간에 기준금리가 5.5%까지 인상되었습니다. 금리가 크게 치솟게 됨에 따라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채권 가격은 폭락하게 됩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20년물 장기채권형 ETF인 TLT의 주가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180달러에 달했으나, 미국의 기준금리가 5%가 넘어가게 됨에 따라 90달러 중반대로 반토막까지 폭락했고 100달러 내외에서 횡보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TLT 주가가 이런 단기간에 반토막이 나는 상황은 역사적으로 드문 일이었는대요. ‘백 미러로 미래를 예측하지 말라!’는 주식 명언처럼 늘 새로운 위기는 우리 투자자들을 시장 앞에서 겸손하게 만듭니다.
언제나 그렇듯 이런 급격한 정책의 전환은 시장에 발작을 불러일으키게 되는대요. 미국의 이런 고금리 정책은 달러를 강하게 만들었지만, 경제가 취약한 신흥국등의 환율이 불안정해지고 금리가 치솟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했고, 결국 가장 큰 고통을 받는 건 돈이 없는 가난한 서민들입니다. 자본주의는 항상 자본가가 승리하고 돈 없는 가난한 서민들이 그 고통을 모두 감내해야 하기 때문에 자본주가 발달할수록 커지는 빈부격차 심화가 가장 큰 폐단이죠. 이런 미국의 긴축으로 인해 피해는 고스란히 신흥국들이 떠안게 되고 미국은 최저 실업률을 기록하는 등 경제호황을 누리게 되는대요. 달러라는 기축통화를 이용해서 전세계 자본의 흐름을 좌지우지 하는 미국 연준을 곱게 바라보지 않죠.
작년 한 해동안 역사상 최초로 여러차례 자이언트 스텝이 단행되어 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되었듯이, 금리 인하 역시 우리 예측대로 순차적으로 단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죠. 그렇기에 타이밍을 잡고 들어가는 투자는 성공할 확률이 매우 드뭅니다. 이번 금리인상 시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미 2021년 2월부터 미국의 채권금리는 1.5%로 상승하면서 금리인상에 대한 압박이 거세졌죠. 이에 따라 140달러의 TLT주가는 120달러까지 하락했지만, 금방이라도 금리를 인상할거 같던 미국 연준은 금리인상은 시기상조라며 일축했고, TLT주가는 다시 140달러선을 회복했습니다. 그로부터 1년 후 2022년 3월에 미국 연준은 3년 4개월 만에 0.25% 금리인상을 발표하게 됩니다. 그리고 두달 후인 5월에 22년 만에 0.5% 금리 인상을 단행합니다. 이런 단기간에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TLT의 주가는 110달러 선으로 곤두박질 치더니, 결국 3~4번의 자이언트 스텝으로 100달러선마저 무너지게 되죠.
사실 금리가 올해 하반기에 인하될지 내년 이후에 금리 인하가 시작될지, 아니면 내년까지도 이런 고금리 정책이 지속될지 그 누구도 알 수가 없습니다. 최근에 많은 언론뉴스와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이후 미국의 경제가 침체기로 접어들게 될 것이고, 내년 이후에 금리인하를 점치는 전망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미국 채권형 ETF들인 TLT와 고배당 커버드콜 TLTW, 3배 레버리지인 TMF가 서학개미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ETF 매수순위 TOP10에 나란히 등극했습니다.
저도 이런 뉴스와 정보들 그리고 과거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금리인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에 최근에 주식에서 채권ETF의 비중을 50대50으로 포트폴리오 변화를 꾀했는대요.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갔고, 미국은 또 어마어마한 국채를 발행했고, 국채 금리도 치솟았습니다.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형 ETF들은 속절없이 하락하며 TLTW와 TMF는 역대 최저점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예상들은 보기좋게 빗나갔죠. 시장은 감히 예측하려고 덤비지 말라고 또 강력한 경고를 보냈네요. 금리가 인하될거라고 예측하지 말고, 실제 금리가 인하되는 시점에 진입해야 하는 것이 안전한 투자겠죠. 그것이 바로 예측이 아닌 대응하라는 의미인 듯 합니다. 하지만 이런 리스크를 감수하고 초기에 진입한 투자자들이 나중에 또 큰 수익률을 얻을 자격이 있는 것입니다. 실제 금리가 인하되는 시점에는 분명 주가는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을 것이기 때문이죠. 결국 얼마나 시장을 믿고 인내하고 견딜 수 있는지에 대한 차이인 것 같습니다.
우리의 예측대로 맞아떨어진다면 투자가 얼마나 쉽겠어요.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가고,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성공한 투자자는 극히 소수에게만 주어지는 명예인 거겠죠. 그래서 시장을 예측하는 타이밍을 잡는 투자보다는 시장 변화의 흐름에 대응하는 투자를 하라는 것인 듯 합니다. 저 역시 이번 투자를 통해 또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고, 추후에 이 투자가 성공할지 실패할지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지만, TLTW에서 매월 받는 배당금으로 TMF를 매수해가고, 또 다른 고배당 ETF의 배당금을 재투자해가며 시장에서 참고 견뎌내려고 합니다. 자본주의 체제가 무너지지 않는 한, 미국이 망하지 않는 한 언젠가는 채권의 가격이 정상화 될 것이라는 미래에 대한 긍정적 믿음으로 버텨보도록 하겠습니다. 채권형 ETF에 투자해서 손실로 인해 많은 걱정이 크신 투자자분들 모두 힘내시고 각자 포트폴리오 건전성을 확보해가면서 잘 견뎌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