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이후 16년만에 미국 20년물 장기 국채 금리가 5%를 넘었습니다. 10년 만기물도 4.8%가 넘어 5%에 육박하고 있는대요. 이로 인해 미국 20년물 채권형 ETF인 TLT의 주가가 연이어 폭락하고 있습니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형 ETF들의 가격은 하락하고,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형 ETF들의 가격은 올라갑니다.
화면에 보이는 차트는 미국의 기준금리와 TLT의 연도별 주가 차트입니다. 연간 기준이라 디테일에서는 좀 차이가 있겠지만, 금리와 채권형 ETF가 역의 관계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즉 금리가 오르면TLT의 주가는 하락하고, 금리가 내리면 TLT의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알 수 있죠. 2020년에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양적완화로 제로금리를 시행해 180달러에 육박했던 TLT의 주가는 2023년 10월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가 5.5%이고 20년물 채권 금리가 5% 수준을 넘어서면서 반토막이 난 상태로 85달러대까지 폭락했습니다.
보통 고배당주 종목들의 경우 높아진 배당률은 매수 신호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전통 배당킹 중에서도 8% 내외의 높은 배당률을 지급하는 알트리아의 경우 주가가 낮아져서 8% 후반대가 되면 매수 신호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알트리아는 50년 이상 매년 배당금을 증액시켜 간 배당황제주 종목이기 때문에 9% 가까운 배당률까지 주가가 하락하면 매수할 타이밍으로 판단하기도 하는대요.
TLT의 최근 3개년 주가와 배당 흐름을 살펴보면, 2021년 주가가 148달러 수준일 때 실질 배당률이 1.5%였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주가가 30% 이상 하락하면서 자연스럽게 배당률이 상승해 2.67% 수준이었는대요. 올해 들어 주가가 더 빠지면서 이제 실질 배당률이 3.47%가 되었습니다. 사실 3% 중반의 배당률이면 SCHD와 같은 배당ETF의 배당률 수준인대요. 배당ETF 중에서도 꽤 준수한 배당률 수준입니다.
그럼 이렇게 높아진 배당률이 TLT의 매수 신호일까요?
TLT의 현재 주가가 허리인지 무릎인지 정강이높이인지 누구도 알수는 없죠. 현재 폭락한 주가 수준은 TLT 상장 후 역대 최저점에 가까운 수준이긴 하지만 TLT의 세전 배당률이 4%가 넘었던 적도 있습니다. 바로 2009년 세계금융위기 바로 다음해인대요. 이 해에 TLT의 주가는 89.89달러로 마감을 했고, 세전 배당률이 무려 4.6%나 되었던 해도 있었습니다.
즉 현재 세전 배당률 3.5% 수준에 비추어 볼 때, TLT의 주가가 지금이 바닥이 아니라 더 하락할 여지도 충분히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TLT의 주가는 배당률을 놓고 판단할게 아니라, 미국 장기국채 금리 추이에 따라 변동되는 것이긴 하지만, 이런 배당률을 기준으로 분석해 볼 수도 있었습니다. 여하튼 지금 월배당 ETF인 TLT의 세전 배당률은 점점 매력적인 구간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미국 30년물 장기채 금리가 현재 4.9%에서 5% 중반까지 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을 하고 있는대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TLT의 주가는 10% 이상 더 하락해서 4% 중반대의 세전 배당률을 다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TLT 종목 보유자로서 지금 폭락한 TLT 주가도 걱정이지만, 더 걱정되는 부분은 이러한 엄청난 고금리 시기 뒤에는 항상 경기침체나 경제위기가 뒤따랐다는 점입니다. 이런 높은 금리가 장기간 지속되면 항상 큰 희생과 대가가 뒤따르게 되더라구요. 2007년에 미국 국채금리가 5%를 넘은 바로 다음해, 리먼 브라더스를 비롯해 미국의 은행들이 파산하며 세계금융위기가 발발했었습니다. 언제 어떻게 경제위기가 오고 현재 미국이 고용율이나 여러 경제지표가 탄탄하다고 해도, 시장은 또 언제 급변할지 모르니 항상 위기에 대비해서 안전하게 달러자산도 충분히 비축해두면 좋을 듯 합니다.
현재 매월 들어오는 배당금의 1/3은 재투자를 하고 있고, 2/3는 생활비로 인출해서 사용하고 있었는대요.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생활비로 사용하던 달러를 더 이상 원화로 환전해서 인출하지 않고, 배당금을 달러로 축적해서 외화 4.3% 외화RP 를 매수해서 달러를 비축해두고자 합니다.
시장의 분위기가 매우 요상하니, 여러분 각자만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서 위기에 잘 대비해 두시면 좋겠네요. 저도 채권형ETF 투자로 현재 2년치 배당금만큼 손실이 발생한 상황이지만, 누구를 원망하거나 탓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실력과 경험이 부족해서 시장을 잘못 판단한것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실패에 대해 원망하지 않고, 주어진 여건에서 어떻게든 대응해가려고 합니다. 치솟는 환율로 환차익을 더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고, 배당금을 재투자하고 또 배당금을 달러로 적립해서 외화RP 매수해서 또 수익을 얻는 등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서 노력하면 되죠.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보면 또 견디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인내하며 시간이 흐르면 어느샌가 시장은 아무일 없듯이 제 자리로 돌아와있을 것입니다. 섣부른 투자로 인한 손실보다, 그 손실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투자의 성공을 가른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에 앞서 내가 가진 투자성향이 어떤지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투자자 각자만의 분석과 투자철학을 확립하시고 어려운 시장에서 인내하고 대응하는 방법과 경험을 축적해서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성공한 투자자가 되시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