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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600원 시대가 온다

by 황금별

달러당 원화값이 ‘심리적 저항선’이라고 여겨졌던 1400원대를 다시 돌파했습니다. 일부 언론과 외환전문가들은 환율 1600원 시대가 올수도 있다는 경고에 나서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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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주식 투자자들에게 원달러환율은 주가 수익률만큼이나 투자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환율 변화에 큰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데요. 환율이 상승하면 내 계좌의 자산가치가 커지기 때문에 좋은 점도 있지만, 반면 수입물가 상승 등 국민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또 이는 기업과 각 가정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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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배경은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주요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요. 우선 첫째, 한·미 금리 차이 확대입니다. 미국 연준이 지난 9월에 기준금리를 4.5%에서 4.25%대로 낮추긴 했지만, 여전히 한국의 기준금리인 2.5%에 비해 1.75%가 더 높은 수준입니다. 한국은 서울 아파트 부동산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내수소비경기가 너무 좋지 못하기 때문에 금리를 동결하거나 제한적으로만 인상했습니다. 한·미 간 금리 역전 폭이 크게 벌어지면서 원화 자산의 매력이 떨어지고 달러로 자금이 지속적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원달러환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둘째, 한미간 3,500억 달러 규모 관세 협상 불확실성입니다. 사실상 현재 단기적인 환율 상승에 대한 가장 큰 이유는 이 관세 불확실성입니다. 한미 관세협상은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하는 조건으로, 상호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하며 타결되었지만, 3500억 달러 재원을 어떻게 마련해 어디에 투자해서 어떻게 수익을 배분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계약조건에 대한 양국의 입장차가 큽니다. 이 협상이 어떻게 결론나는지에 따라 환율은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아시는 것처럼 3500억 달러는 현재 한국 외환보유액의 85% 수준이며, 대통령조차 미국의 요구 대로 협상 시에는 외환위기와 같은 제2의 IMF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셋째, 한국의 낮은 GDP 성장률입니다. 미국은 소비와 투자가 견조해 2025년에도 2% 중반대로 GPD 성장률이 비교적 높게 유지되는 반면, 한국은 수출 부진과 내수 둔화로 성장세가 둔화되며 1% 미만의 저성장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올해 전세계 경제 성장률이 3.2%로 전망되는 가운데 세계 평균 성장률 3%보다 1/3 수준인 한국의 저성장은 원달러환율에 있어 미래전망이 불투명합니다. 성장 모멘텀이 약한 통화는 투자 매력이 떨어지므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줄고 원화 약세로 이어집니다.

넷째, 통화 공급 증가율 확대입니다. 한국은 경기 둔화를 완화하기 위해 유동성을 많이 공급해왔고, 통화량(M2) 증가율이 미국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는데다가 새정부의 출범 이후 내수를 살리기 위해 재정지출을 더 확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통화가 많이 풀리면 원화 가치가 희석되면서 환율이 상승하고, 금리 역전 상태에서 유동성까지 늘어나면 원화 약세를 더 가속화시킵니다.

결과적으로 금리 역전,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 한국의 성장 둔화, 통화량 증가 등 여러 다양한 주요 원인들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을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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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외환 전문가들 사이에선 시장의 불안감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9월 26일 매일경제 기사 내용을 토대로 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환율은 2027년에 1628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는 데이터 분석이 나왔습니다. 물론 경제나 환율이 계산된 데이터로만 흘러가지는 않지만, 과거의 패턴과 흐름 또한 무시할 수는 없죠.


그럼 과거 지난 30년동안 원달러환율 변화를 잠깐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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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외환위기 이전에 원달러 환율은 오랜기간 700원에서 800원대의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왔습니다. 외환위기 당시 1997년 12월 24일은 악몽같은 크리스마스 이브였쬬. 원달러환율이 역사상 최고점인 지금도 깨지지 않는, 물론 현재 경제상황으로는 이 기록은 안깨는 것이 당연히 좋겠지만..환율이 1964.8원까지 상승했었습니다. 이후 다시 900원대로 하락했지만,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겪으며 다시 1500원대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코로나 팬데믹전까지 1100원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왔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1400원대로 상승한 환율은 1200원대로 다시 안정화되는거 같더니 국내 탄핵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과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중 무역갈등과 관세전쟁으로 인해 1300원 중후반대의 환율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원달러환율은 한국과 미국 등 대내외 경제환경에 따라 급등락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금이나 미국 S&P500지수 처럼 꾸준하게 우상향해오고 있다는 점을 알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이런 환율의 변화를 이해하고 가치가 상승하는 금이나 미국주식에 투자한다면 더 높은 복리 효과를 얻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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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작년 연말에 환율은 1470원으로 마감되었습니다. 과연 올해 연말 환율은 어떤 숫자로 마감이 될까요? 1500원? 1350원? 환율 변화는 주가 변화보다도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신의 영역을 넘어 우주의 원리에 맡겨야 한다는 농담도 있는데요.


단기적인 전망으로는 한미간 관세협상이 순조롭게 마무리 되고, 한미간 통화스와핑이 체결된다면 환율은 1300원 초반까지 하락할 수도 있을거라는 예측도 있기에 만약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서 미국주식이나 금 ETF에 투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무역과 관세에 관한 뉴스를 잘 체크해두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하지만 설사 관세협상이 잘 마무리 되더라도 어쨌건 3500억 달러 합의 규모가 변하지 않는 한, 그 돈은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이 미국에 투자해야 할 돈입니다. 결국 외환의 유출인 것이죠. 따라서 단기적 뉴스에 원달러환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는 있어도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이 크게 확대되거나 내수경기가 되살아나는 등 경제 전반적인 실적과 심리가 회복되지 않는 한은 환율은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무역에 대한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원달러환율이 하락하기 위해서는 2000대 중후반처럼 수출기업들이 해외에서 좋은 계약을 따와서 달러를 많이 벌어와야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고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IMF 외환위기도 그랬고, 수출기업들의 성과가 부진하고 무역적자가 날때는 항상 환율이 급등하곤 했죠.


환율은 달러와 원화의 상대적인 가치를 비교하는 지표입니다. 일반적으로 한국 경제가 미국보다 강하면 원화 가치가 올라가면서 원/달러 환율은 하락하고, 반대로 한국 경제가 미국보다 약해지면 원화 가치가 떨어져 원/달러 환율이 상승합니다. 자, 여러분 잘 생각해보세요. 앞으로 미국의 S&P500과 나스닥에 상장된 빅테크기업과 성장주 기업들이 성장할 가능성이 클거 같은지, 아니면 한국의 대기업과 성장기업들이 글로벌하게 성장할 가능성이 더 큰지? GDP 경제성장률도 앞으로 미국의 경제가 더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지? 한국의 경제 성장 가능성이 높은지?


중장기적으로 꾸준하게 상승하는 금이나 달러와 같이 가치가 상승하는 자산들은 기회가 올 때마다 꾸준하게 장기간 모아가면 좋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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