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에도 금 값이 하락하는 이유, 언제 반등할까?
세계 어딘가에서 전쟁이 터지면 투자자들은 가장 먼저 무엇을 찾을까요? 십중팔구 '안전자산'인 금을 떠올리실 겁니다. 불안하니까 당연히 금값이 폭등해야 맞겠죠? 하지만 현실은 우리의 상식과 다르게 흘러갈 때가 많습니다. 오히려 전쟁 발발 직후 금값이 뚝뚝 떨어지는 기현상이 종종 발생하거든요.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그리고 이 하락 뒤에 숨겨진 '결정적 반등 타이밍'은 언제일까요?
백문이 불여일견! 실제 데이터를 함께 보시죠.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화면에 보이는 금 가격 변화에 대한 표를 보시면, 2022년 2월 24일 전쟁이 일어난 날부터 3월 8일까지 전쟁초기 2주일 동안은 사람들의 불안 심리 덕분에 금값이 6.1% 상승하며 1 온스당 2,043달러를 돌파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가 충격적입니다. 4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서더니, 10월까지 무려 7개월 이상 고점 대비 -14.8%까지 폭락해 버립니다. 전쟁은 계속되고 있는데 '안전자산'인 금값은 왜 이렇게 곤두박질친 걸까요?
첫번째 이유는 '현금', 특히 '미국 달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입니다. 진짜 극단적인 위기 상황이 오면, 투자자들의 심리는 모든 자산을 가장 확실한 현금으로 바꾸려 합니다. 금도 훌륭한 안전자산이지만, 전쟁통에 당장 무언가를 결제하고 경제 활동을 하려면 결국 '기축통화'인 달러가 최고 존엄이 됩니다. 너도나도 달러를 찾으니 달러 가치는 치솟고, 상대적으로 금을 매도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금값은 하락 압력을 받게 됩니다.
두 번째는 '유동성 확보와 이익 실현'입니다. 전쟁으로 주식이나 코인 같은 위험자산이 폭락하면, 빚을 내서 투자했던 사람들은 당장 증거금을 채워 넣어야 하는 위기(마진콜)에 처합니다. 당장 돈이 급하니 그나마 손해가 덜 하거나 수익권인 자산을 팔아야겠죠? 그게 바로 금입니다. 게다가 똑똑한 투자자들은 전쟁 전운이 감돌 때 이미 금을 사둡니다. 막상 전쟁이 터지고 초기에 금값이 확 오르면? "아, 지금이 고점이구나!" 하고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매도 물량을 쏟아내는 것이죠.
마지막 세 번째가 가장 치명타입니다. 바로 '금리 상승'이죠. 전쟁이 나면 석유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국제유가가 미친 듯이 치솟습니다. 기름값이 오르면 전반적인 물가가 다 오르는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죠. 이 살인적인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은 어쩔 수 없이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게 됩니다. 여기서 금의 치명적인 단점이 드러납니다. 금은 스스로 이자나 배당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무수익자산(무수익자본)'입니다. 금리가 쑥쑥 올라서 은행 예금이나 안전한 미국 국채가 5%, 6%의 이자를 챙겨주는데, 굳이 이자 한 푼 안 나오는 금을 들고 있을 매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죠. 결국 투자금은 금을 떠나 고금리 자산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다시 2022년 차트 아래쪽을 볼까요? 미국 연준이 3월 첫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5, 7, 9, 11월 무려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을 밟았습니다. 금리는 금의 가장 큰 적입니다. 금은 아무리 쥐고 있어도 이자를 주지 않거든요. 그런데 금리가 올라서 미국 국채 같은 안전하면서도 이자를 두둑하게 주는 대체 자산이 등장하면 어떻게 될까요? 굳이 이자도 없는 금을 들고 있을 이유가 없어지는 겁니다.
그럼 금은 이대로 끝나는 걸까요? 절대 아닙니다. 여기서부터가 오늘 영상의 핵심입니다. 금값 하락은 일시적일 뿐, 결국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강하게 반등하는 자산이 바로 '금'입니다.
왜 그럴까요? 전쟁은 그야말로 '돈 먹는 하마'입니다. 현대전은 하루에도 천문학적인, 막대한 전쟁 비용이 소모됩니다. 미국 등 정부들은 이 감당 안 되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결국 빚을 내고 시장에 어마어마한 양의 돈(달러)을 풀 수밖에 없습니다. 시중에 종이 돈이 홍수처럼 풀려나면 어떻게 될까요? 돈의 가치는 쓰레기처럼 떨어지고, 변하지 않는 진짜 실물 화폐인 '금'의 가치는 폭등하게 됩니다. 즉, 초기에는 금리 인상 우려로 짓눌렸던 금값이, 정부의 막대한 재정 지출과 유동성 공급을 먹고 가장 먼저 튀어 오르는 반전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 표를 한 번 보시죠. 전쟁 초기인 2022년 말 1,826달러였던 금 가격이,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동성 공급의 힘을 받아 2023년과 2024년을 거치며 가파르게 오릅니다. 놀라운 것은 그 이후입니다. 돈 풀기의 나비효과가 본격화된 2025년에는 무려 4,341달러를 기록했고, 2026년 3월 현재는 4,490달러 수준입니다. 5500달러까지 치솟았던 온스당 금 가격이 천 달러나 할인된 가격에 내려왔습니다. 물론 여전히 2022년 대비 무려 146%라는 경이로운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초기의 금리 인상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전쟁으로 인한 화폐 가치 하락이 결국 금값을 미친 듯이 밀어 올린 것이죠.
전쟁 뉴스는 금값 폭등의 촉매제에 불과합니다. 금값을 변동시키고 움직이는 것은 통화정책과 인플레이션, 달러의 가치 변화입니다. 하지만 전쟁은 늘 막대한 희생과 비용을 요구합니다. 엄청난 비용을 위해 발행한 국채와 마구 찍어내는 달러, 결국 금값 폭등은 타락한 화폐인 달러에 대한 응징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눈앞의 단기 하락에 공포를 느낄 것이 아니라, 거대한 돈의 흐름이 결국 실물 자산의 가치를 어떻게 끌어올리는지 그 본질을 꿰뚫어 봐야 합니다. 역사는 반복됩니다. 그러나 언제나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납니다. 전쟁은 분명 비극이지만, 준비된 투자자에게는 자산을 지키고 더 크게 성장시킬 수 있는 흐름을 읽게 해주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