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이라는 시간. 14만 뷰라는 숫자. (2025년 9월 말에 작성)
이틀 동안 14만 명이 제 영상을 봤습니다.
숫자로만 보면 그렇습니다. 14만. 십사만.
그런데 이상하게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5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조회수는 늘 부진했습니다.
몇백, 잘 나와야 몇천. 때로는 백 명도 안 되는 날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꾸준히 했습니다. 솔직히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해야 할 것 같아서 했습니다.
영상 하나 올릴 때마다 ‘이번엔 괜찮을까?’ 기대했지만, 결과는 대부분 ‘역시’였습니다.
실망하고, 또 만들고, 또 올리고. 그렇게 5년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이번 영상은 달랐습니다.
올린 지 몇 시간 만에 조회수가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천, 오천, 만. 새로고침할 때마다 숫자가 달라졌습니다. 구독자도 하루 만에 천 명씩 늘었습니다.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기뻐야 할 것 같은데, 기쁨보다는 어리둥절함이 먼저 찾아왔습니다.
‘이게 맞나? 진짜 내 동영상이 맞나? 혹시 잘못된 건 아닐까?’
유튜브 스튜디오를 하루에도 몇 번씩 열어보며 숫자가 진짜인지 확인했습니다. (지금도 진료실에서 시간날 때마다 가끔 그렇게 합니다;;)
이틀 만에 구독자는 4천에서 6천으로 늘었습니다. 단숨에 2천 명이 늘어난 게 믿기지 않습니다.
갑작스러운 ‘잘됨’은 낯섭니다.
5년 동안 ‘안 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으니까요.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되는 것’을 경험하니 어색하고, 때로는 두렵습니다.
‘내가 이걸 받을 자격이 있나?’
‘이게 실력일까, 운일까?’
‘다음 영상은 어떻게 해야 하지?’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긴장감이 싫지만은 않습니다.
5년 동안 ‘해도 안 되는 사람’이었다면, 이제는 ‘될 수도 있는 사람’이 된 것 같기 때문입니다.
아주 조금이지만, 가능성이 보입니다.
댓글을 읽었습니다.
“너무 인간적이어서 놀라요”
“부지런하시네요.”
“다음 영상도 기다릴게요.”
5년 동안 (위고비 외의) 댓글이 드물었기에, 수백 개의 댓글은 더 낯설었습니다.
‘이 사람들이 내 영상을 봤구나. 내 목소리를 들었구나. 뭔가 느꼈구나.’
그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나는 평소의 나와 다름 없었는데. 이 반응은 뭐지?
그래서 더 혼란스럽습니다. 무엇이 달랐는지, 무엇이 맞아떨어졌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확실한 건, 이 숫자를 혼자만의 것으로 간직하고 싶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글로 남겨봅니다.
“이틀 동안 14만 명이 내 영상을 봤다.”
후우, 말로 꺼내니 조금은 실감이 납니다.
아마 다음 영상은 이번만큼의 숫자가 나오지 않을 겁니다.
괜찮습니다. 5년 동안 부진했으니까, 1만 뷰만 나와도 감사할 일입니다.
중요한 건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5년을 버텼는데, 이제 와서 멈출 이유는 없으니까요.
일주일에 한 편씩. 천천히. 꾸준히.
그리고 언젠가 또, 이렇게 낯선 숫자를 만날 수 있기를.
그날을 위해 오늘도 다음 영상을 준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