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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솔 May 03. 2020

낭푼밥상 - 끝없는 요리

글 by 문미희

혼자 여행을 다니다보면 무섭고 외롭고 불편한건 없는데 아쉬울 때가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새로운 곳에 가면 일단 시장을 둘러보고 이곳의 사람들은 주로 뭘 드시나, 주민들이 자주 가는 곳에 가서 밥을 먹는 내게 먹거리는 참 중요한 요소다.  알쓸신잡에 나왔던 다찌집이나 전주 막걸리거리처럼 혼자 보다 여럿이 가야만 다양한 안주를 맛볼 수 있는 곳을 못가서 안타까웠는데 그런 곳이 제주에도 있었다!!  몸국 맛있기로 유명한 낭푼밥상에서 그렇게 먹고 마실 수 있다니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친구들에게 저녁을 먹지 말라고 신신당부 했건만 결국 2차로 밤 늦게 찾아갔다. 뚝심있는 주인장께서 누가 이기나 두고 보자구, 손님이 제발 이제 그만 달라고 빌 때까지 안주는 걱정없이 만들어 주신다셨다.


손님이 제발 이제 그만 달라고 빌 때까지 안주는 걱정없이 만들어 주신다셨다


처음으로 나온 건 술 마시기 전 속도 뎁히고 아무리 마셔도 속쓰릴 염려 없을 것 같은 배지근하고 걸쭉한데 맛은 슴슴한 몸국과 대파김치, 마농지, 동초나물무침. 그리고 연이어 쉼없이 안주가 나오기 시작했다. 감자전과 불맛나는 마파두부에 이어 ‘올해 아직 고사리 꺾지도 못했는데’...하는 탄식과 함께 돼지고기 고사리볶음이~ 제주도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생고사리에 돼지고기 넣고 볶으면 둘이 먹다 하나 사라져도 모를 맛이라는걸.... 그리고 이건 정말 꼭 먹어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은 간장기름국수의 등장. 소면이 아니라 중면을 쓰신거 같은데 쫄깃하고 쫀쫀한데다가 매운걸 못먹는 내게 딱인 간장과 고소한 참기름 듬뿍 거기에다 고명으로 큼직한 돼지고기 석점에 노란빛 윤기나는 계란반쪽 위로 김을 솔솔 뿌린 후 양손으로 비벼먹으면 어쩌지? 집에 가기가 싫어지는 맛.  술이 술술 넘어가고 오늘 같은 날 왜 청바지를 입고 왔는지 후회가 밀려오는 사이에도 안주가 계속 나온다. 코로나로 여행도 못가는데 잘됐다 싶은, 동남아의 모닝글로리처럼 볶은 유채나물과 생시금치를 어떻게 이렇게 만들었지 싶은 요리에다 이름을 뭐라 해얄지 모르겠지만 탕수육은 아니고 채소탕수볶음??과  100% 쑥만 들어갔다는 진한 초록의 쑥전과, 고기가 부드럽게 결대로 찢겨져 먹기도 좋은 감자탕과 육수부터 오뎅 하나까지 완전 제대로다~ 감탄한 오뎅탕. 새로운 안주가 나올 때 간장종지처럼 작은 접시에 한입거리로 조금씩 나오는줄 알았는데 뭐든지 다 푸짐하고 맛있었다. 게다가 이미 조리되어 있는걸 주시는게 아니라 계속 분주히 만들어주시고 모자란게 없는지 혹시 특별히 먹고 싶은 안주가 있는지를 물어봐주시고 내내 살펴주시는 정성도 고마웠다. 대체 안주가 어디까지 나올까 내심 궁금하고 더 먹고 싶었지만 이미 배는 부를대로 부른 상태가 됐고, 장사는 원래 밑지지 않고 한다지만  이렇게 퍼주고도 괜찮을까 싶은 쓸데없는 걱정도 들고, 다음엔 밥 먹지말고 1차부터 ‘낭푼밥상’에서 쭉 하자는 걸로 마무리.


술이 술술 넘어가고 오늘 같은 날 왜 청바지를 입고 왔는지 후회가 밀려오는 사이에도 안주가 계속 나온다.



오랜만에 친구들끼리 모여 술 한잔 할 때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신제주에서 정말 부담없이 맘껏 양질의 다양한 안주를 즐기고 싶다면 ‘낭푼밥상’ 추천합니다.



주소: 제주시 연동6길 28

전화번호: 064)799-0005

영업시간: 11:30~ 22:00  수요일 휴무




* 문미희님의 글 더보기: https://brunch.co.kr/@nassol/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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