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록. 김아영
슬로푸드 제주 <닭 먹는 날> 스케치
일시 : 2020년 8월 9일 일요일
인원 : 25명
진행순서 :
1_집결
2_우리들농장 <재래닭 및 자연친화적인 농업 이야기>
3_낭푼밥상 <양용진 원장님의 여름보양식 인문학 강의>
4_교래자연휴양림 <곶자왈 산책>
5_사월의 꿩 <슬로푸드 및 맛의 방주 소개> <꿩엿 스프레드 만들기 체험>
6_해산
제주에서는 음력 유월 스무 날을 ’닭 잡아 먹는 날’로 불렀다. 삼복더위로 땀을 많이 흘리고 체력 소모가 심해지는 시기에 영양을 보충하고 입맛을 돋우기 위해 집집마다 닭 요리를 해먹던 날이다.
2020년 음력 6월 20일,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그날에 ‘슬로푸드 제주’에서는 배움과 느림이 있는 여행 <닭 먹는 날>을 열었다. 누군가는 제주 먹거리 및 슬로푸드에 대한 관심으로, 누군가는 어릴 적 독 잡아먹는 날의 추억이 떠올라, 또 누군가는 재미있는 연휴를 보내기 위해 저마다의 다양한 이유로 함께했다.
한산한 일요일 제주종합경기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마스크 착용과 발열 체크 후 대형버스에 올라 띄엄 띄엄 자리를 잡았다. 아침 허기를 달래 줄 오메기떡, 시원한 음료 그리고 ‘슬로푸드’와 '맛의 방주’ 소개 책자, 일정표와 이름표까지 세심한 준비를 느낀 시작이었다.
내내 계속되던 장마 기운마저 살짝 걷히고 맑은 하늘에 쨍쨍한 볕이 든 날씨마저 독 먹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급작스러운 홍수로 피해 입은 이웃들의 어려움을 기억하며 여정을 시작했다.
- 제주시 오등동 '우리들농장’의 김성훈 대표는 서글서글한 인상과 눈웃음으로 우리를 맞았다. 세련된 장식이 있는 앞치마와 손수건에 모자를 얹은 스타일의 첫인상이 인상적이었다.
- 우리들 농장은 규모나 기술로 이야기 할 농장이 아니었다. 그런 것들이 오히려 단순하게 느껴질 만큼 이곳에는 다른 농장에서 보기 힘든 철학과 스토리가 가득하다.
- 농장 입구부터 일렬로 쭉 이어지는 각종 꽃과 나무들은 작품을 감상하는 갤러리를 연상하게 했는데 꿀풀, 숙부쟁이, 라일락, 구아바(열대종), 엄나무, 두릅, 석창포 등 하나 하나마다 거기 놓여 있는 사연과 의미가 있었다. 발아에서 시작해 밭을 이루게 하는 농작 솜씨에서는 열정과 자부심을, 필요하다면 공유 및 분양도 가능하다는 여유에서는 노하우와 노련함을 느낄 수 있었다.
- 몇 개의 국화 화분은 국화밭이 되고, 지인에게서 얻어온 열 개의 씨앗이 백도라지 한 밭이 되며, 약을 사용하지 않는 결과 제주 특산 식물인 솔비나무가 스스로 발아하는 마법이 일어나는 이곳에서는 고추, 밀감 등의 유기농 농사가 함께 이뤄지고 있다.
하나의 작물을 대량으로 재배하는 방식 대신 다양한 작물을 키우며 종자 및 유기농법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한다.
- ‘곶자왈 사람들’의 창립 멤버였다고 하는 김 대표의 생명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곳곳에 녹아 있었다. 방랑개 시루와 동백동산에서 발견한 유기견 동백이가 함께 살고 있으며, 아그배나무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그 옆으로 작게 세운 원두막이 하나의 표징처럼 서 있다.
- 또 하나 관심 있게 본 것은 꽃과 나무 중간 중간에 놓인 작은 연못들인데, 이는 종 다양성 유지를 위한 설치라 한다. 무당개구리 및 다양한 종류의 곤충들이 살게 되면 하나의 먹이에 치우침 없이 여러 먹이를 선택하며 생태적 균형을 이루게 된다.
- 자급자족 라이프를 목표로 하는 김 대표는 이곳에 이 날의 주인공이기도 한 제주 재래닭을 키우고 있다. 1997년 제15대 대통령 선거일에 투표를 마치고 구엄에서 여섯 마리 재래닭을 사와서 20년이 지난 현재 100마리 규모로 유지되고 있으며 농사에 활용하고 있다. 한때는 들개 피해로 닭들이 떼죽음을 당해 300마리를 폐사시키는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는데, 이 때 들개의 습격은 하나의 사건이자 사례가 되어 이후 관련 조례 변경이 이뤄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케이지 설계 방법이나 닭을 분산해서 키우는 방식 등의 노하우는 몸으로 부딪치며 얻은 지식이다.
- 김 대표는 어떤 거창한 의미보다 오래된 것을 쉽사리 버리지 못하고 간직하고 싶어 하는 자신의 성향이 재래닭을 키우게 한 것이라 여긴다.
- 하우스 안에 재래닭을 방사하여 감귤 농사와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이곳의 특징이자 의미 있는 발상이다. 매년 톤 단위의 유기농 감귤 파치를 먹으며 재래닭과 청계가 자유롭게 방목되고 있다.
- 제주 재래닭은 뼈가 날카롭고 가볍고 강하며 꿩인지 닭인지 모를 만큼 날렵하게 움직인다. 때문에 갇혀 있거나 놀라서 우왕좌왕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개들의 공격도 충분히 피할 수 있다. 알은 작고, 노른자 비율이 높아 떨어뜨려도 터지지 않으며 맛에 있어 식감과 고소함이 다르다. 그가 다른 달걀로 만든 달걀찜이나 달걀후라이를 먹을 수 없는 이유다.
- 가급적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김 대표는 노동의 고됨을 알기에 다른 방식의 제초 등에 대해 판단하거나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 또한 이것을 시도하기까지 이전 방법을 고수하기 원하시는 부모님 세대와 많은 갈등을 겪어야 했기에 틀을 깨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다.
- 또한 친환경적인 농법을 유지하는데 있어 소비자는 매우 중요하며, 그만큼 생산자의 양심과 신뢰 또한 중요함을 강조한다. 블로그, 홈페이지도 없이 오로지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이들과 신뢰 관계로 거래하는 것 또한 이곳의 다름이자 특별함이다.
- 껍질 채 먹을 수 있는 노지귤은 "못난귤 맛난귤"이라는 이름으로 11월에 출하될 예정이다. 하우스 안에서는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황금향이 "향이와 봉이"라는 이름으로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12월 경 출하 예정).
- 식물들의 약효와 특성을 활용해 친환경 거름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도 볼 수 있었다. 반질반질한 빛깔과 17브릭스까지 나오는 당도의 열매는 보이지 않는 곳까지 정성을 다하는 사랑과 장인정신의 결과일 것이다.
- 우리들농장 (제주시 오등동 730-1, 010-5691-6780. 농장 방문을 환영합니다 ^^)
- 우리는 제주 향토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낭푼밥상으로 이동하여 재래닭을 코스 요리로 즐겼다. 제주 향토요리 보존과 개발에 앞장서는 양용진 요리연구가는 제주 재래닭을 비롯하여 오분자기, 삼다찰, 댕유자 등 슬로푸드 국제본부의 맛의 방주에 등록되어 있는 품목을 최대한 활용하여 어디에서도 맛보기 어려운 음식을 준비했다. 여기에 단맛의 풍미가 가득한 신안 박성춘 명인의 토판염과 볶지 않아도 노란 빛깔을 내는 제주 토종 참깨 등 세세한 부분에까지 정성을 담았다.
- 제주 지역에서는 예부터 이른 봄에 깐 병아리를 집 마당에서 기르다 반년 쯤 지나 음력 유월이 되면 중닭으로 자란 닭을 잡아 닭죽이나 닭제골 등의 보양식을 만들어 먹었는데 이를 ‘닭 잡아 먹는 날’이라 한다. 육고기 섭취가 쉽지 않았던 때 섬 전체가 닭죽을 끓여 몸보신을 한 풍습이다.
- 환자의 회복이 필요한 경우에는 닭제골을 만들었는데, 이는 가마솥에 질그릇 등을 엎고 대나무 꼬챙이를 올린 자리에다 압력으로 닭을 쪄서 흘러나온 진액을 모은 것이다. 동물성 지방의 결정체로 먹기 힘들 만큼의 느끼한 맛이지만 허약 체질의 영양을 보충시키는 조리법이다.
1) 제주푸른콩된장에 곁들여 먹는 제주산 수박 : 보양식은 조건은 수분과 단백질이라 할 수 있으며 수박이나 참외 등 수분을 보충해주는 여름 과일도 보양식이다. 제주에서는 수박에 된장을 찍어 먹는 문화가 익숙한데, 제주 된장은 생으로 먹을 수 있다는 점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흔히 끓여 먹는 된장과는 다른 깔끔한 맛과 향을 지닌 푸른콩 된장을 제주에서는 주로 생으로 먹거나 생으로 조리하는데 이용한다.
수박과 된장의 조합은 처음에는 짠맛, 다음에는 단맛, 그리고 마지막에는 감칠맛을 느끼게 한다.
2) 제주 오분자기를 품은 제주 재래닭 백숙: 제주 재래닭은 쫀득하고 탱탱한 식감으로 살을 발라내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일반 닭과는 선명히 변별되는 고소함과 맛을 지녔다. 여기에 오분자기를 넣어 영양과 맛을 더하였는데, 오분자기 또한 생물 자원의 다양성을 위해 전문 연구원들과 함께 유지하고 보존하는 제주 맛의 방주 품목이다.
3) 제주 삼다찰과 녹두로 끓인 닭죽 : 녹두는 체내 불순물을 배출하고 해독작용이 있어 여름 보양식으로 좋다. 특히 껍질에 영양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반은 껍질째 갈고 반은 껍질을 불려 제하고 죽을 끓였다. 여기에도 맛의 방주 품목인 토종 차조를 추가 하였는데, 제주 차조는 한때 완전히 사라졌다가 일본에 남아 있는 것을 구해 다시 살려 낸 품목이기도 하다. 녹두와 찹쌀과 맵쌀, 그리고 차조를 섞은 독특한 죽을 맛볼 수 있었다.
제주 여름 음식의 하이라이트로 냉국을 꼽을 수 있는데, 수박 껍질을 활용한 된장 냉국을 죽에 곁들였다. 음식에 다량의 식초를 넣어 차갑게 만드는 냉국은 습하고 더운 날씨에 식중독을 예방하고 떨어진 입맛을 돋우는 조상들의 지혜다. 냉국 만드는 법을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된장 등 양념에 버무려 한 두 시간 절인 상태에서 물을 부어야 싱겁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식초를 과감하게 넣고 좋은 된장과 다진마늘, 새우리(부추)를 첨가하면 맛있는 제주식 냉국을 완성할 수 있다.
4) 제주댕유지냉차: 댕유지는 당유자, 즉 당에서 온 유자라는 뜻으로 천 년 이전에 제주에 와서 정착을 한 토종 재료다. 껍질이 두껍고 쓴 맛을 내는 하얀 내피가 많은데, 이 내피 기관지나 호흡기 질환자에게 매우 좋은 약성을 지니고 있다. 댕유지청의 씁쓸하면서도 달콤한 음료는 완벽한 입가심을 해주는 마무리였다.
- 교래자연휴양림은 함몰지와 돌출지가 불연속적으로 형성된 지형의 영향으로 난대수종과 온대수종이 공존하는 독특한 식생과 다양한 식물상을 갖고 있으며, 전형적인 2차림 지대와 달리 숲이 안정되어 있고 서식 식물종이 다양해 원시림 식생의 특징과 공통적인 부분을 잘 간직하고 있다. 또한 산책로 일부구간에는 1940년대 산전을 일구었던 산전터와 1970년대 이전까지 숯을 만들었던 가마터가 온전히 남아 있어 인문학적인 가치와 생태환경적인 가치가 높은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최초로 곶자왈 지대에 조성된 교래자연휴양림은 230ha의 방대한 면적에 숲속의 초가, 야외무대 등이 갖춰진 ‘휴양지구’와 야영장 및 취사장, 풋살경기장 등이 자리잡은 ‘야영지구’, 곶자왈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생태체험지구’, 3.5km의 오름산책로를 통해 큰지그리오름 산행을 할 수 있는 ‘산림욕지구’ 등 총 4개 구역으로 나뉘어서 조정되어 있다. (안내판 내용)
- 곶자왈은 화산활동 중 분출한 용암류가 만들어 낸 불규칙한 암괴지대로 숲이라는 의미의 ‘곶’과 나무와 덩쿨 따위가 마구 엉쿨어진 곳이라는 의미의 ‘자왈’이 합쳐진 고유 제주어다. 다양한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며, 생태계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다.
- 과거에는 평당 20원으로 거래 되는 등 활용가치가 떨어지는 불모지로 인식되었는데, 그것이 오랫동안 개발로부터 격리되는 이유가 되어 지금의 환경적 가치가 높은 모습으로 보존될 수 있었다.
- 식곤증에 시달릴 만할 때 교래자연휴양림을 걸으며 새소리와 파도 소리를 닮은 바람 소리, 거대한 그늘에서 기운을 얻었다. 자연을 통한 보양이었다. 아직은 새빨갛고 유혹적인 제 빛을 갖지 못하였지만 위험한 독성을 지닌 천남성 등 숲에 관한 정보를 나누고, 오래 전 이곳에 살았던 이들의 흔적을 상상하며 느리게 걷는 시간이었다.
- 제주 유일하게 남은 꿩엿 생산 농장인 ‘사월의 꿩’은 성불오름을 병풍처럼 두른 아름다운 풍광 아래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꿩엿 제품을 생산하는 가공 공장과 꿩엿아이스크림 및 꿩칼국수 등을 판매하는 식당 겸 카페, 실제 꿩을 관찰하고 꿩엿 및 깃털 등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는 교육농장을 함께 운영한다.
- 제주에서는 꿩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 동물성 재료를 넣어 찹쌀(차조)과 맥아를 혼합해 고아 낸 것을 엿이라 불렀고, 이는 기관지와 기력을 보호하는 약으로 활용되었다. 이 외에도 산간 지방에서는 오소리를, 해안가에서는 문어 등을 사용하여 엿을 만들기도 하였다. 다양한 재료로 활용할만큼 제주의 중요한 전통음식이었으며, 오랜 시간을 정성을 들여야 하는데다 곡물이 귀해 조금씩 밖에 만들 수 없어 집안 어른과 어린이들에게만 주던 특별식이기도 했다.
- 오늘날에는 단 음식과 건강식품이 매우 다양해지고 많아지면서 고열량을 필요로 하는 환자식 등의 특별한 이유를 빼면 꿩엿에 대한 수요가 확연히 줄었고, 그 결과 꿩엿을 제조하는 곳도 하나씩 사라져 현재는 이곳이 제주에 유일하게 남은 꿩엿 생산 농장으로 전통의 맥을 유지하고 있다.
- 만들기 어려운 만큼 전수가 잘 이뤄지지 않는 부분도 있어 강주남 장인은 맛의 방주에 꿩엿을 등록하여 남은 것을 지켜갈 수 있게 하였고, 아이들이 어릴 때 그 맛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육 농장을 활발히 운영 중이다.
- 맛의 방주는 지역 전통음식과 문화를 보전하기 위해 비영리 국제기구인 슬로푸드 국제본부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1996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었다. 한국에서는 제주에서 최초로 등재를 시작하였고, 현재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품목을 등재한 지역이 되었다. 강주남 장인은 슬로푸드 제주 지부의 지부장 활동을 하며 맛의 방주를 알리고 그 가치를 지켜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 한때는 전통 방법 그대로를 고수하여 또 다른 맛의 방주 품목인 차조로 꿩엿을 만들기도 하였으나 현재는 차조를 생산하는 곳이 적어 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열 배 이상 높은 단가가 적합하지 않아 찹쌀로 대체하여 제조한다.
- 우리는 크림치즈와 꿩엿을 섞어 만드는 고담백의 꿩엿 스프레드를 만드는 체험에 참여하였다. 두 개 재료를 넣고 열심히 저어 혼합하는 단순한 방법이지만 양용진 요리연구가 등 전문 요리사분들이 레시피를 개발하여 꿩엿의 활용법을 넓히고 요즘 사람들이 선호할 수 있는 새로운 맛을 개발했다는 점에 의의가 크다. 꿩엿 스프레드 뿐 아니라 카페에서 판매 중인 꿩엿 아이스크림 또한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추천 메뉴로 꼽아도 손색이 없다.
- 사월의 꿩은 꿩을 지켜가기 위해 직접 기르고 있다. 25년 간의 운영 노하우는 실패를 겪으면서 깨닫거나 다른 농장에 불쑥 찾아가 배우고 모방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힘들게 얻은 것들이었다. 꿩은 친구를 만들어 줘야 한다는 선배들의 말씀을 이해하는 데에도 약 4년의 시간이 걸렸는데, 꿩은 같은 시기에 깨어나지 않으면 남을 적으로 여겨 배척하는 성질을 갖고 있어 한 번에 여러 마리를 돌보기 위해서는 친구로 만들어 주는 역할이 중요했던 것이다. 이 외에도 알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부드러운 헝겊으로 고이 닦는 대신 물로 씻어 잘 말리는 방식을 알아내기까지의 고충, 일주일이 넘으면 산란율이 50%가 떨어지는 것을 모르고 알을 관리하며 쌓아두었던 쓰라린 경험 등 쓰라린 경험을 나눴다. 꿩은 일 년에 알을 한 번 밖에 낳지 않는다는 점, 부화기에 들어가 36도의 온도로 20일에서 23일 정도 있게 한 후 다시 35도 온도로 2달 이상을 관리해줘야 하는 등의 예민함, 야생성이 남아 날아다니는 이유로 도축에도 어려움이 크다는 사실 등의 경험들도 알리고 나누고 있다.
닭을 잡아먹는 제주의 특별한 맛과 문화를 경험하는 것을 시작으로 하루동안 우리는 생태와 문화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이를 위해 애쓰는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분들의 노고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고, 식재료와 전통에 대해서도 깊이 맛볼 수 있었던 탐험의 시간이 되었다.
사진/기록. 김아영 http://growstudio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