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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솔 Nov 10. 2021

제주 합동데모데이 리뷰

THE WAVE JEJU IR DEMO DAY 2021


1. 가기 전

2021 5월부터 제주스타트업협회(JSA) 사무국장을 하고 있습니다. 2021 11 9 합동데모데이에 참관할 기회가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제주 청년창업사관학교, 제주지식재산센터, 제주테크노파크, 제주대학교링크플러스사업단이 합동으로 하는 데모데이였어요.


아주 예전에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하는 데모데이, IR 데이를 보러 간 적이 있었는데요, 그 때는 정말 거의 소화를 못하고, 발표들만 넋놓고 봤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데모데이라는 것이 AC, VC 들이 투자를 고려할 기업들을 볼 수 있도록 개최하는 행사라는 것은 이해를 하고 보러 갔습니다.


데모데이에 가기 전에 메모를 위한 준비도 했습니다. AC, VC분들은 어떤 관점으로 기업들을 바라볼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제주도를 어떻게 바라볼까? 어떤 기업들을 찾는 것일까? 등등의 궁금함이 생겨서, 나도 AC, VC에 빙의해서 데모데이를 바라보아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어딘가에서 읽었는데, 이런 분들은 관심사나 분야, 또는 투자의향이 있는 기업의 단계 등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내가 AC, VC라면, 나는 어떤 단계의 기업, 어떤 분야의 기업, 또는 아직 알 수 없는, 어떤 속성의 기업에 더 관심가질까 상상하면서, 메모를 위한 준비를 했습니다. 총 17팀이 발표를 한다고 하니, 17개 기업의 목차와 기업별 메모페이지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반가운 이름들도 몇몇 있었습니다.)





2. 여러 관점의 목소리


발표는 참 넋을 놓고 보았습니다. 발표자료도 준비가 많이 되어 보였고, 발표 자체도 연습들을 많이 하신 것 같았습니다. 저도 창업을 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부럽기도 했습니다. 기업가가 성장하려면 여러 도움들이 필요한 거구나 생각했습니다.


오늘 합동데모데이 프로그램을 보고, 여기에 오신 다양한 분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니, 여러 관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그 내용을 적어둡니다. (기업의 발표 내용은 뭘 써도 되는지 안되는지 판단하기 어려워서 적지 않겠습니다.)


AC/VC의 질문들

개별 발표를 마친 후, 그룹 인터뷰를 통해서, AC/VC 분들이 여러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귀 사 만의 차별화된 전략은 무엇인가?

양산이 가능한가? 대량 물량의 공급이 가능한가?

귀 사의 그 제품군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낮은 편인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원료의 가격의 등락이 있을 것 같은데, 대량으로 공급하게 되는 경우,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나?

상품 몇 가지인가? 확장 계획은 어떻게 되나?

요즘 유사 기업이 많이 보이는데, 귀사 만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데이터를 생성해내는데, 데이터의 변질될 가능성은 없는가? 대처법은?

DB 표준화가 중요해 보이는데, 빅데이터 확보 계획은? 정확성을 담보할 방법은?

연구인력은 충분해 보이지만, 마케팅 부분에서 차별화할 전략은 무엇인가?

테스트 사이트를 운영하셨는데, 그 사이트를 이용한 고객(이용자)의 프로필에 대해서 이야기해줄 수 있나?

향후 스팟을 추가 운영하겠다고 했는데, 이 과정에 대해서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가?

유통 쪽 인력이 있는가?

귀 사는 "ㅇㅇㅇ"을 표방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질문을 하신 분들은, 질문을 던진 기업에 관심이 가서 질문을 하신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런 질문들을 보면, 궁금해하는 단계가 조금 엿보이는 것 같습니다만, 정확한 취지는 알기 어려웠습니다.


쉬는 시간에 AC, VC 분들과 인사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모두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두어분 하고는 조금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AC/VC의 목소리 - 채워줄 부분이 있는 기업에 투자합니다.

어떤 분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제주에 좋은 기업들이 많네요. 투자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조금 이야기할 기회가 있어서 물었습니다. "어떤 기업에 투자하는 것에 관심있으세요?" 물으니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공격적인 투자를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채워줄 부분이 있는 기업에 투자합니다. 기업가가 대부분의 역할을 해야 하지만, 기업가가 혼자서 다 하기는 어렵습니다. 퍼즐에서 한 개만 빠져 있어도 그 퍼즐은 불완전한 퍼즐이 됩니다. 불완전한 퍼즐을 우리가 채워줄 수 있다고 판단할 때 투자를 결정합니다." 그룹 인터뷰 때, 육지 진출에 대해서, 스팟 5개 추가 운영의 과정에서 '애로사항이 무엇인가?'를 물었던 질문의 취지는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AC/VC의 목소리 - 액팅, 가설에 대해서 잘 설명할 수 있는 기업가에게 투자합니다.

어떤 분은 패널 토론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신의 액팅에 대해서 왜 그렇게 했는지, 결국 어떻게 되었는지 등을 잘 설명할 수 있는 기업가에게 투자하고 싶습니다." 어떤 액팅의 결과가 꼭 좋아야 한다기 보다는, 왜 그런 액팅을 결정했고, 실행 방식은 왜 어떻게 했는지를 생각하고, 투자자에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중요시한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성과나 결과가 좋더라도, 왜 잘됐는지를 모르는 경우에는, 꺼리게 된다고 했습니다. rationale 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것에 대해서 잘 설명하지 못하는 기업가의 경우에는, 투자자가 불안하다고 했습니다.


창업가의 중요한 능력으로 1) 가설을 수립하는 능력 2) 가설 검증을 위한 실행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능력 3) 이 과정을, 특히 rationale을 설명하는 능력 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AC/VC의 목소리 - 데이터 수집을 위한 환경으로서의 제주의 매력 및 전략 제언

이 부분은 제가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한번 설명을 시도해봅니다. 어떤 분이 패널 토론에서, 제주도의 매력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과 관련하여, 제주도가 매력요소를 갖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뭔가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환경이라는 언급인 것 같았습니다(data variation).  데이터 수집을 위해서는 양적으로 데이터를 많이 수집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vertical하게, 정확하게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매력도를 살리기 위해서는, vertical하게 데이터를 잘 수집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특정 섹터를 제주도 차원에서 설정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그 섹터에서 대표 스타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업을 지원하는 기관의 목소리

기업을 지원하는 기관들이 제주도에 여럿 있는데 서로 연계가 안되는 것 같다며, 연계가 될 필요성이 있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컨트롤 타워가 없는 게 문제라는 이야기도 언급했습니다. 제주도내 기업지원기관들이 서로 연계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개인투자조합에 참여하는 분의 목소리

오늘 행사에 참여하신 분 중 어떤 분은 개인투자조합에 참여하고 계시다고 했습니다. 오늘 발표를 본 팀 중에 관심이 특별히 더 가는 기업이 있었다며, 그 상품은 유망할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현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면 투자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분에게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싶은 동기는 어떤 것이 있나요?"라고 물었더니, 1) 정말 크게 성장해서 좋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 2) 개인투자조합을 통해서 투자하는 경우, 소득공제 부분도 유익하다고 했습니다.


어떤 기업가분의 목소리

행사에 참여하신 어떤 분과 대화를 나누다가, 이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같이 협업할 만한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서 데모데이를 보러 오셨다는 것이었습니다. 데모데이의 발표를 보고자 하는 분이 AC나 VC만 있을 줄 알았는데 더 있었네요! 그 목적이, 투자만이 아니라, 같이 협업하기 위함이라니.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관점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성장한 기업의 경우, 혁신을 계속 필요로 하는데 스타트업과의 협업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신다고 했습니다. 조금 더 생각해보고 싶은 지점입니다.


3. 내가 생각한 것


생각한 것이라기 보다는 궁금해진 것이 더 맞겠습니다.


데모데이를 통해 AC/VC는 충분한 정보를 얻었을까?

오늘 데모데이를 통해서 AC, VC와 제주도내 스타트업 기업들이 만났는데요, 한 편 궁금증도 들었습니다. AC/VC는 충분한 정보를 얻었을까? 더 많은 정보를 원할까? 원한다면 어떤 정보를 원할까? 그분들과 상세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없어서 물어보지는 못했습니다.


유치인가? 육성인가?


누군가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주도의 창업지원 생태계가 최근 몇 년 사이에 빠르게 좋아지고 있으니, 좋은 스타트업들을 제주도로 보내주세요. 좋은 스타트업들이 제주도로 오려면, 어떤 게 필요할까요? 또 어떤 분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주도의 스타트업을 육성하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궁금해졌습니다. 제주도의 창업생태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 것일까? 유치일까? 육성일까? 둘다일까?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지는 어떤 과정을 통해서 결정되어야 하는 것일까?


4. 마무리


오늘 데모데이를 듣고 여러 관점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 가장 마음에 남은 문구는 이것 같습니다.


자신의 사업을 잘 알고 잘 설명하는 기업가에게 투자합니다.

이 말이 왜 마음에 남았나 생각했는데요, 이 말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기업가 또는 창업가는 결국, 자신이 새로이 설정한 문제에 관하여 해결모델을 만들고, 이 모델과 외부의 자원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아닐까. 그래서 이 과정에 대해서 소통하는 능력이 필요하고 또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 능력"만" 중요한 건 아니겠지만요.)


갈 길이 멉니다 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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