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도 원한다는 전제하에
앞 글에 이어 쓴다. (앞 글)
노래를 마치고 나니, 모르는 분과 눈이 마주쳐도, 눈에 호감과 호의가 가득하다. 과분함을 느끼며 눈웃음으로 화답 인사한다.
관객 중에 가수분들이 공연을 할때 유독 노래를 함께 부르는 분이 있었다. 그야말로 애호가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나도 그러니까.
그분에게 말을 걸었다.
"노래 엄청 좋아하시죠?"
"맞아요."
"바로 알겠어요. 저랑 듀엣 해보실래요?"
"좋죠!"
같은 것을 좋아하는 것의 힘이 있다.
묻따.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적어도 그것 하나에 대해서는 같은 마음인 것이다.
연락처를 교환했다.
나는 항상 가수로 살 것은 아니지만, 이따금 가수로 살 것이니.
듀엣도 틈틈히 연습해 두었다가 무대에 설 기회가 있을때,
그 무대가 이 듀엣곡에 적절할 때 즐겁게 부르면 된다.
뭐 하고 싶은지 각자 생각해보기로 했고, 서로 동의했다.
옆에서 누군가 그랬다.
"전에 보니 이 분 노래 잘하는 거 아니던데."
그분이 답했다.
"본인이 취해서 기억을 못하시는 거에요."
나는 말했다.
"잘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게 중요하죠."
분명 프로의 무대는 잘하는 사람을 위한 무대이다.
그러나 무대는 프로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어떤 곡을 하면 좋을까 생각했다.
긴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어서 취향을 잘 알지는 못했다.
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하면 된다.
각자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하고, 그 중 먼저 할 것을 선택해서 연습해서 불러보면 된다.
노래를 부르는 것 만큼이 리스크가 적은 일이 또 있을까?
아무리 못해도, 노래 한 곡을 공연하는 그 시간은 불과 3-4분 밖에 안된다.
그런데 그 3-4분을 정말 잘 하면, 사람들은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좋아하는 듀엣곡이 많지만,
나는 생뚱맞게도 Les Miserables이 떠올랐다.
최근에 어떤 계기가 있어서 새삼 이 영화도 다시 보고 음악도 다시 들었는데,
한 때 많이 좋아했었다 보니, 그 음악이 다시 나를 휘감는 느낌이다.
노래를 듣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비슷한 걸 느낄까.
이런 느낌이 있다.
어떤 노래를 좋아하면, 아주 여러번 듣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느낌.
그렇게 많이 듣고 나면, 이제 조금, 안 들어도 괜찮을 것 같은 그런 느낌.
그럴 때도 있었지만, 어느 때 부터인가는 음악을 많이 듣지 않게 됐던 것 같다.
그러다가 가끔 뭔가 삘을 받으면 그런 시기가 잠시 찾아오기도 한다.
레 미제라블 뮤지컬은 뮤지컬이 음악은 더 좋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는 2012년의 뮤지컬영화 레미제라블의 버전을 더 좋아하긴 한다. 영화가 시각적인 거랑 같이 하고 이야기도 촘촘해서 몰입도가 있어서 그런가 싶다.
아래는 10주년 기념 뮤지컬 공연이라고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Tq8JaB-NnYY
2012년 뮤지컬영화 "레미제라블" 삽입곡모음
https://www.youtube.com/watch?v=RP4evZVuLkM&list=PLoQjQdzdUKqV2pV2EQwQIlrpss73xAqEW
여튼 레미제라블의 영화음악을 이야기한 이유는,
그 분하고 레미제라블 영화음악 전체를 같이도 부르고 따로도 부르면 어떨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레미제라블 뮤지컬 영화를 무음으로 틀어놓고, 우리가 부르는 것이다.
노래 부를 사람이 조인하게 되면, 그 분에게 곡을 맡기면 된다.
정 부를 사람이 없으면 그 때는 영화의 소리를 틀면 된다.
곡 중에 나에게 어울리는 곡은
- I dreamed a dream(판틴) 하고
- A castle on a cloud(어린 코제트)이다.
- A heart full of love(자란 코제트) (제일 끝에 높은 부분은 안 올라가긴 하지만)
그런데 내가 부르고 싶은 곡은, 내 목소리에 어울리지 않을 수 있지만,
- Stars (자베르) 하고
- Empty chairs and empty tables (마리우스) 하고
- Bishop (주교) 이다.
어울리는가 보다, 내가 하고 싶은가를 기준으로 불러볼 수도 있는 것이다.
그 공연의 목적이 부르는 사람의 행복이라면.
그나저나, Stars(자베르) 버전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버전은 놈 루이스가 부른 버전이다.
Stars - Norm Lewis
https://www.youtube.com/watch?v=57QiQDenG0k
물론 관객들의 기쁨을 위한 무대에서는 다른 듀엣곡을 할 생각이다.
그 분만 괜찮다면 아래의 곡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너무너무 든다.
맞다.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이다. 그런데 원곡을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다른 느낌으로 리메이크한 곡이다.
Billie Jean - The Civil Wars
https://www.youtube.com/watch?v=441mR2zsQbg
일단 여기까지는 나만의 상상이고, 그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