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읍 농촌 마을에서 종종 반복되는 장면이 있다. 농기계 지원사업, 농업 보조금, 각종 행정 안내가 문자로 발송된다. 형식상 안내는 완료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런 게 있었냐”는 말이 들린다. 정보는 보냈지만, 정보는 도착하지 않았다.
현재 농촌 마을의 정보 전달 방식은 대부분 문자와 전화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문자를 확인하는 주민 비율은 절반 남짓에 그친다. 농사일로 하루를 보내는 생활 구조상 휴대전화를 수시로 확인하기 어렵고, 고령층에게는 여러 안내 문자를 구분하고 이해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전화 역시 낯선 번호를 받지 않거나 작업 중이라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모든 과정은 개인의 무관심이나 태도 문제가 아니라, 생활 조건과 전달 방식이 맞지 않아서 생기는 구조적 문제다.
디지털 교육을 하면 해결될 것이라는 말도 자주 나온다. 실제로 주민들 역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배워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막상 교육을 열면 참여를 끌어내기 어렵다. 이동 부담, 학습에 대한 두려움, “지금 와서 배워서 뭐하나”라는 체념이 겹친다. 설사 교육에 참여하더라도 노령층에게 디지털 사용은 한 번 배운다고 몸에 남는 기술이 아니다. 반복적으로 쓰지 않으면 쉽게 잊힌다. 일회성 교육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과거를 떠올려보면 아이러니하다. 예전에는 자필로 쓴 안내문을 집집마다 우편함에 꽂아두었다. 비효율적이고 손이 많이 갔지만, 대부분의 주민은 마을 소식을 알고 있었다. 지금은 더 빠르고 편리한 방식으로 바뀌었지만, 정작 도달률은 낮아졌다. 효율은 높아졌고, 접근성은 줄어든 셈이다.
문제의 핵심은 ‘안내했다’와 ‘전달됐다’를 같은 것으로 취급하는 데 있다. 행정의 기준에서는 발송이 곧 성과지만, 주민의 기준에서는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전달이다. 이 차이가 정보 격차를 만들고, 그 격차는 곧 정책 격차로 이어진다. 정보를 몰라서 신청하지 못한 주민에게 정책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보 전달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다. 농촌에서는 도로와 수도처럼 삶을 지탱하는 생활 인프라에 가깝다. 더 빨리 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도착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늦추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지역의 생활 조건과 고령층의 현실을 고려한 전달 방식이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가 도착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의미를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