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나솔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이런 재단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싶습니다.


이 재단의 이름은

PAST FAST Foundation,

과거투자재단,

과거에 투자하는 게 더 빠를 수 있다.

줄여서 패패재단입니다.


과거를 보고 사람에 투자하는 재단입니다.


이 재단은 실제로는 ‘후원’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을 투자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 재단은 사람의 미래 가능성이 아니라 상환가능성이 아니라

그 사람이 이미 살아온 과거의 선택과 행동, 태도를 보고

사람을 선택해서 현재의 긴급한 어려움에 후원하는데요.

이런 분에게 후원하는 것이 공동체의 미래를 위하는 진정한 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재단은

사업계획을 잘 쓰는 사람보다

발표나 설득을 잘 하는 사람보다

이미 해온 사람

성과를 증명한 사람보다

방향을 증명해온 사람을 선택합니다.

개인을 위해 삶을 쓰기 보다는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불안한 길을 감수한 사람을 선택합니다.


그런 사람에게

지금의 상태를 묻고,

현재의 어려움을 함께 파악하고,

때로는 긴급하게 후원합니다.


그것은 단순한 금전 지원이 아니라,

“당신이 걸어온 길을 우리는 믿는다”는

명확한 지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일로는 돈을 벌 수 없으니 이제는 그만하고

어떻게든 단기간에 돈이 되는 일을 하라고 말하는게 아니라,

“버티느라 많이 힘드셨죠?

우리가 너무 늦었죠?

이제라도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합니다.

포기하고 싶지 않으신 거라면, 그 길을 계속 가주세요.”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이것이

진짜 공동체를 위한 길이라고 믿습니다.

공동체를 위하는 사람들을

인정하고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마도

이 꿈을 직접 실현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이 꿈을 구현할 방법을 알지 못하고,

구현할 능력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취지에 공감할 사람들이 세상에는 분명 있겠지만

그들을 찾거나 신뢰로 연결되기 까지는

많은 단계와 시간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단계와 시간을

저는 아마도 버텨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런 딜레마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재단의 필요성을

가장 절실히 아는 사람들은,

그것을 제도화하고 운영할

자원과 여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딜레마.

그리고 이런 딜레마는 우리의 삶 속에서 계속 반복되고 있지 않나 합니다. 그러니 제가 이런 꿈에 꾸는 데에 이르게 된 것이겠지요.


이런 꿈을 꾼 사람이 제가 처음이거나 유일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과거에도 많았을 것이고, 지금도 어딘가에는 이런 꿈을 실현해가고 있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입니다. 저는 그분들이 그 꿈을 실현해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저 자신이 이 꿈을 실현하는 것은 감히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에 제가 이 꿈을 이루게 된다면,

그것은 분명

그동안 무수히 사그라들었던

그리고 지금도 사그라들고 있는

또는 사그라들 위험의 송곳 위에 바로 서 있는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과 염원,

말해지지 못한 의지들이

모이고, 또 모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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