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내집 장만의 '꿈')
2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왜, 와이,
집의 계약 만료는 이리도 빨리 돌아오는가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느껴지는
그 압박감이란!
내 몸 하나 누일 집은 있을까
이 돈으로는 어느 동네에 갈 수 있을까
돈은 어디서 마련해야 하나
내 집이라도 마련해볼라치면
은행 소유의 거실, 방, 주방
그리고
내 소유의 화장실 정도-
은행의 집인지 내 집인지 모르겠는
은행과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되기 마련이다.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는 많은 것 같은데
저 많은 아파트들 중에
왜 내 집만 없는지
멋들어지게 완공된
하지만
항상 불 꺼진 저 빈집들은 누구의 집인지
집 없는 설움은 결국 나를
다음 생에 달팽이로 태어나야겠다는
꿈을 꾸게 만들었다.
오늘도 집을 찾아 방황하는
모든 이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