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봄, 코로나로 바뀐 유학 준비 이야기
퇴사 후 출국 준비로 분주하던 어느 날 아침, 엄마가 다급한 목소리로 나를 깨웠다.
“전 세계가 전염병 때문에 난리래. 미국 갈 수 있는 거야?”
그때만 해도 ‘설마 무슨 일 있겠어?’ 싶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며칠 뒤부터 뉴스는 달라졌다. ‘코로나’라는 이름의 신종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는 소식이 매일 쏟아졌다. 각국이 국경을 닫고, 백신 접종이 의무화된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전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 순식간에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내 학기는 가을에 시작되기로 예정되어 있었고, 처음 이 소식을 접한 건 3월쯤이었다. ‘몇 달 지나면 잠잠해지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준비를 이어갔다. 학비 문제로 고민하다가 5월이 되어서야 학교에 오퍼 수락 레터를 보냈다. 그러나 상황은 진정되기는커녕 날로 악화했다. 학교도 정확한 안내를 하지 못한 채 정부 지침만 기다리고 있는 눈치였다.
그리고 학기 시작 한 달 전인 8월, 학교는 일단 첫 학기는 결국 빌딩을 열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미국으로 입국은 가능하지만, 모든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이번 학기는 입학 연기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미 유학을 위해 회사를 그만둔 상태였고, 학기를 미룰 수도 없었다. 미국에 가서 매달 비싼 렌트비를 내며 집에만 머물러야 한다니 현실적으로 선택지가 없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하나였다.
“일단 여기서 공부를 시작하자. 원격이라도, 한 학기니까.”
그렇게 나는 한국에서 첫 학기를 온라인으로 시작하기로 했다. 그 결정이 앞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지는 알지 못했다. 다만 부모님과 조금 더 오래 함께할 수 있고, 생활비를 아낄 수 있다는 사실이 작은 위안이었다.
처음 겪는 상황에 당황스러웠지만, 학교도 빠르게 움직였다. 특히 중국과 한국 학생들을 위해 ‘허브(Hub)’라는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고, 각국 학생들이 함께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준비했다. 선배들과 연결해주는 네트워킹 자리도 마련하며, 멀리 떨어진 학생들이 느낄 고립감을 줄이려 애썼다.
입학 전, 우리 과에 내가 유일한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 홀로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현실이 조금 더 무겁게 다가왔다. 그래도 새로 시작될 수업에 대한 설렘은 여전했다. 아마 다시는 없을지도 모를 온라인 대학원 수업의 시작을, 나는 조용히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