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사 연대기 in London
런던에서 이사 많이 한 사람, 저요!
희한하게도 남들은 한 집에 들어가서 2~3년씩 잘만 사는데, 저는 런던에서 이사 복(?)이 참 많은 건지 꽤 여러 번 이사를 하게 됐습니다.
그나마 좋은 점이라면, 런던 이곳저곳을 직접 살아보면서 지역에 대한 감이나 경험치가 제법 쌓였다는 거겠죠. 하지만 초반엔 좋은 집을 고르는 눈도 부족했고, 전반적으로 집운도 그리 따라주지 않았던 것 같아요.
마음 좀 놓을 만하면 꼭 일이 터졌고, 덕분에 여유롭게 집(방)을 알아볼 기회는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 급하게 알아보고, 급하게 들어가고, 결국엔 또 급하게 나올 이유가 생기는 식이었죠.
영국에서 8~9월은 집 구하기에 가장 피해야 할 시기라는 말, 알고는 있었어요. 유학생들이 몰리는 시기라 집 구하기가 정말 치열하거든요. 하지만 ‘그 시기를 피하라’는 조언이 저한텐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당장 머물 집이 없었으니까요.
한인 쉐어 하우스를 피해보려고 스페어룸(Spareroom, 영국에서 방 구할 때 많이 쓰는 앱)에서 알아봤지만, 이름 때문인지 외국인이라는 게 티가 나서 그런지 연락이 좀처럼 오질 않았어요. 겨우 연락이 닿은 곳에서는 또 홀딩 디파짓(계약 보증금)을 떼이기도 했고요.
결국 저를 빠르게 받아준 곳들은 대부분 한인 쉐어였는데, 문제는 제가 너무 급하게 들어가다 보니 집 상태나 분위기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역시나, 그런 집들은 오래 버티기 힘들었습니다.
혹시 런던을 포함한 영국에서 집을 구할 계획이 있으시다면, 꼭 여유 있게 시간을 들이시고 믿을 만한 경로로 알아보세요. 계약서는 꼼꼼히 읽어보시고, 저처럼 서브렛(집주인이 아닌 사람이 방을 다시 빌려주는 형태)이나 신뢰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계약하진 마시고요.
그땐 당장 살 곳이 급했지만, 돌아보면 조금만 더 여유를 가졌으면 좋았겠단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