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밤툰 9화

런던의 피아노 유목민

by 낮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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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낮밤툰 9화에서는, 런던에서 방에서 방으로 자주 이사를 다니던 시절, 피아노를 너무나도 치고 싶었던 제 마음을 어떻게 해소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어요.

학교나 지역 커뮤니티 교회, 그리고 거기서 알게 된 분들의 집에서 간간이 피아노를 칠 수 있었지만, 여전히 디지털 키보드를 사고 싶던 마음을 접지는 못했어요. 결국 영국에 온 지 몇년 후 ‘이제는 사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88 key 디지털 키보드를 샀고, 이제 예정에 없는 이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줄 알았는데… 또 혼자 이사를 나가야 했던 기억도 엮어보았습니다.

그 무거운 키보드를 가지고 새 집에 들어가자 짐을 방으로 옮기는 걸 도와준 플랏메이트가 저를 피아니스트인 줄 알았다는 일화도 있어요. (그만큼 런던에서 방을 옮겨 다니는 사람들은 짐을 크게 늘리지 않거든요.)

그 당시에는 약혼한 저를 두고 말도 안 되는 바람을 여러 차례 피운 전 남자친구가 너무 미웠지만, 그래도 그때 피아노를 산 건 후회하지 않아요. 새로운 쉐어 플랏으로 이사 간 지 몇 달 후, 코로나가 대대적으로 터졌고, 제 방에 있던 키보드는 마음을 달래주는 중요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어떠냐고요? 3개월마다 분기별 행사로 한 번 치면 다행인 것 같아요. 그래도 여전히 방 한구석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어려울 때 마음을 나눈 친구 같은 존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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