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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탈리 Jul 25. 2019

떠돌기로 했습니다.

경력 2년 남짓, 다닌 회사는 4곳. 전직 카피라이터의 커리어 방랑기 1

 스무 살이 되던 해에 친구들과 사주를 봤습니다. "너는 역마살이 있네. 외국이나 어디 돌아다니는 직업 하면 좋을 것 같아." 그 당시엔 웃으며 넘겼는데, 역마살은 제 커리어에 끼어있는 것 같아요.


 저는 어렸을 적부터 프리랜서를 꿈꿨습니다. 장래희망란에 작가(초등학교), 통역사(중학교), 사진작가(고등학교) 같은 직군을 적었거든요. 글 쓰는 걸 좋아해 막연하게 집에서 글을 써야지, 하고 생각한 정도였죠. 대학에 들어가자 명확해졌어요. 


 이유는 단순했어요. 지금까지 내 인생은 9시에 등교(출근)해 10시에 하교(퇴근)하는 건데 그걸 방학도 없이 해야 한다고?! 초・중・고, 그리고 대학교까지 15년이 넘는 시간을 교실 안에서 보냈죠. 크기만 커졌을 뿐, 입사 후에도 교실 같은 공간에서 매일을 지내야 한다니.


 고등학교 3학년, 외할아버지를 따라 사진작가가 되고 싶었어요.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혀 합의점을 봐야 했죠. 그때 광고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정확히는 광고의 카피가 눈에 들어왔죠. 카피라이터를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생판 모르는 애한테는 일을 안 줄 테니 회사에 들어가자! 고 결심했죠. 학부에서도 좋은 커리큘럼을 통해 소양을 기를 수 있었지만,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각종 교육 프로그램 이수했습니다. 대학 졸업하고 1년 정도는 문화예술 소양 쌓으며 보냈습니다. 그리고 첫 회사 들어갔죠.


 기획자로 일했어요. 원하는 직무가 아니어서 조금 실망했었지만, 업계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었어요. 8개월째 되자 조금 성장했다고 느꼈죠. 매일 야근에 주말 출근도 자주 해서 힘은 들지만, 여기서 몇 년 버티자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갑자기 회사가 없어진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침착하려고 했지만 잘 안됐습니다. 회사가 사라지는 걸 2주 전에 이야기하다니!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그 이후로 의욕이 없어졌거든요. 이 충격에서 벗어나기까지 2년이 걸렸어요. 


 그동안 네 곳의 회사에서 세 가지 직종을 경험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이 업계와 제 성향이 안 맞는다는 걸 느꼈어요. 이건 노력해도 되는 부분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회사를 나왔습니다. 프리랜서가 된 지도 3개월이 되어가네요. 운 좋게도 일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불안해요. 회사처럼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프리랜서 3개월 차, 저의 경험을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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