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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똥밭 May 23. 2024

사장님들은 누구를 위해서 일하시나요?

궁극의 목적은 언제나 '가족'입니다. 

이번 글은 꼭 '프랜차이즈'에 국한된 글은 아닙니다. 좀 다른 주제를 다뤄 볼까합니다.


여러분은 뭘 위해 일하나요? 나 자신? 아니면 가족?


뻔한 이야기지만, 경제 활동하는 우리 모두에게 여전한 질문입니다.

여기서 정말 ‘천상천하 독고다이’ 혹은 ‘소시오패스’가 아니라면 99%는 이렇게 이야기할 겁니다.


‘가족을 위해 일합니다.’

제가 예전에 어느 외식업 컨설턴트의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뭐 이건 극히 개인적이지만, ‘컨설턴트’ 분들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때 읽었던 그 컨설턴트의 글은 정말 공감이 갔습니다.

글의 요지는 이거였습니다.


“흔히들 ‘손님’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 합니다. 전 그게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손님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아니고,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정말 공감이 갔습니다. 자영업자분들 대부분 가족과 일합니다. 특히 부부가 같이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그런데 부부가 일하면서 행복한 걸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저도 외식업 도중 가족관계가 정말 심각했습니다.

저야 수입이 안 좋아서 그랬다 치고 제 이웃 가게는 당시 우리 동네에서 가장 잘나가는 치킨 브랜드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가게 사장이 자신의 아내가 주방에서 펑펑 울었다고 저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이 집에 방치되고 있고, 자신의 아버지까지 나서서 배달 일을 도와 이제 동네 제일가는 치킨 가게로 키웠지만 행복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곧 가게를 처분하더군요. 물론 제가 먼저 가게 처분했고요. ^^


이뿐만이 아닙니다. 형님뻘로 한때 같은 브랜드의 동료였던 분의 전언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동네에 정말 잘되는 부대찌개 가게가 있어 한번은 그 형님이 그곳 사장에게 ‘장사가 언제나 잘되네요. 부럽습니다.’라고 했답니다. 그랬더니 그 사장님이 허망한 얼굴로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하네요.


“장사만 잘되면 뭐 하나요? 아이들은 다 망가졌는데요”

수년 전 그 형님과 술 한잔하려 그 형님의 단골 이자카야 술집을 방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안주와 술을 주문하고 제가 화장실을 갔다 온 사이, 그 가게 사모님과 형님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가게 사모의 눈에 눈물이 그득했습니다. 사연인즉슨, 아이가 아직 유아라 자신이 돌봐야 하는데 가게가 새벽까지 장사하는 술집이라 사람을 구하지 못해, 자신이 남편 일을 도우며 혹여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택시를 타고 집을 오가는 이 상황이 너무 힘들고 서글프다고 하소연했다고 합니다.


‘손님’이 아닌 ‘가족’을 위해 일한다면 진짜 ‘가족’을 위하고 있는지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십시오. 굉장히 평범한 이 이치를 내가 혹시라도 간과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말입니다.


여기서 어떤 분들은 ‘도대체 어쩌라는 거냐? 돈이 있어야 가족을 건사할 것 아니냐!!’라고 항변하리라 봅니다. 솔직히 저도 해결책은 모릅니다. 단지 저의 경우는 이제 장사 안 합니다. (장사하시는 분들과 일합니다) 정규직 하나, 특수형태 고용 하나, 그리고 프리랜서 기고가, 이렇게 ‘쓰리잡’으로 먹고삽니다.


전부 다 박봉입니다. 대신 시간은 조절 가능해서 가족과 같이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장사 때는 꿈도 못 꾸던 상황입니다. 1년에 명절 당일과 아버지 생신 딱 3번만 쉬었습니다. 그리고 하루 12시간, 14시간씩 일했습니다. 당연히 가족관계가 좋을 리 없었죠. 가족관계 회복하는데 6, 7년이 걸렸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 과정입니다.


물론 장사한다고 다 가족관계 깨지는 건 아닙니다. 장사와 가족관계 둘 다 잡은 분도 제 주변에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자신은 아내에게 가게 일을 시킨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요. 아내는 오직 가정만 돌보게 했다고요. 이게 지혜겠죠. 그러나 이 또한 쉽지 않다는 게 딜레마일겁니다.


제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로 본사와 지지고 볶던 시절 본사 상무가 우리 가게를 방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불만이 많은 절 제압하러 온 거죠. 그때 그와 가맹점 문제에 관해서는 평행선을 달렸지만, 가족관계 이야기에서는 그의 태도가 달랐습니다.


그는 저에게 예전 회사 선배가 가맹점주로 전업 후 자영업자 특유의 가족관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주일에 하루는 반드시 가족 모두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서로 이야기를 했다는 사실을 정말 진지하게 조언으로 저에게 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도 '가족' 만큼은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글은 아래의 글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가족은 당신의 영광을 위한 전리품이 아닌, 당신 삶의 목적이고 반드시 완성해야 할 최종 결과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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