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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똥밭 Oct 23. 2024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익성이 나쁜 이유가 있습니다.

차 때고 포 때고, 남기는 게 힘들죠.


프랜차이즈가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선호도는 아직도 여전합니다.


예전에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인기 있었던 이유는 일단 그럴듯한 외관에 TV 광고도 많이 나오니 웬지 신뢰도 가고 ‘희소성’이란 가치도 한몫했죠. 그런데 지금은 차고 넘치는 게 프랜차이즈 가게들이라 고객 입장에서 지겨울 만도 한데, 프랜차이즈 산업이 시들해지기는커녕 오히려 그 선호도는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 통계와 각종 데이타가 이를 증명하고 있고요


자영업자 수는 줄고 있는데 가맹점 종사자는 늘고 있슴다.


더욱이 그 ‘선호도’라는 게 소비자는 물론이고 창업 희망자 사이에서도 그렇다는 겁니다. 역설적이게도 프랜차이즈 산업은 코로나라는 재난에서는 오히려 ‘반사이익’을 보며 성장했고, 최근 ‘경기하락’이라는 모진 환경, 농사로 따지면 가뭄이 든 상황에서도 여전히 성장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나옵니다.

이처럼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대한 여전한 선호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가진 견고한 ‘신뢰’라는 이미지 때문일 겁니다. ‘깔끔한 매장, 감각적 인테리어, 기본 이상의 맛’이 세 가지가 주는 ‘신뢰’가 아직도 유효하다는 거죠. 그런데 이를 뒤집어 이야기하면, 개인 가게는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하다는 거겠죠? 적어도 고객들이 느끼기에 말입니다. 


어쩌면 당연합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것이고, 개인 브랜드는 사장 혼자서 일당백으로 음식 메뉴부터 가게 인테리어, 경영까지 해야 하니, 사실 경쟁이 안되는 게 정상입니다. 물론, 아주 특별한 ‘비기’를 가진 개인 창업자분들은 빼고요. 그래서 창업 희망자들이 프차 브랜드를 선호합니다.


그런데 상당수의 프랜차이즈 창업 희망자와 현업 종사자들이 이게 다 ‘돈’ 이란 사실을 간과합니다. 뭔 말이냐 하면 ‘평균 이상의 맛, 깔끔한 매장관리, 감각적 인테리어’ 이 모든 것은 ‘돈’으로 만들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은 웬만한 매출로는 좋은 ‘수익’을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욕심 많은 본사의 점주 착취는 논외로 하고도 말이죠.


우선 외식사업을 볼까요? 시그니쳐 메뉴는 해당 브랜드의 ‘정체성’과 같습니다. 그러니 차별화된 메뉴를 앞세우고 변화하는 고객의 입맛도 따라가야 합니다. 때로는 그 입맛을 선도하는 메뉴를 시장에 내놓아야 합니다. 문제는 이게 다 ‘돈’입니다. 더욱이 새로운 메뉴의 성공률이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가장 치열한 치킨 업계 영고성쇠를 보면 딱 그러합니다. 치킨 삼대장이라는 BBQ, BHC, 교촌, 그리고 이들을 추격하는 네네치킨, 노랑통닭, 육십계 한때 이 시장을 풍미하다 이제는 쇠락한 브랜드인 페리카나, 처갓집 등등의 역사가 이를 보여 줍니다. 


이들 브랜드에는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 메뉴가 각각 하나씩 있습니다. BBQ의 황금올리브유 치킨이나 교촌의 ‘오리지날 간장치킨’이 대표적이죠. 다른 브랜드들이 이 두 브랜드의 시그니처를 흉내 낸 메뉴를 내놓았지만, 고객들의 압도적 충성도로 난공불락의 메뉴로 자리 잡으며 해당 브랜드는 업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네네치킨’의 ‘스노윙 치킨’은 좀 다른 결과를 냈습니다. 


‘네네치킨’의 시그니처는 ‘파닭’이라고 합니다. 일단 차별화된 메뉴가 하나 있었던 거죠. 이 메뉴 덕분에 시장에 ‘네네’라는 이름이 알려지긴 했지만 치킨 시장의 2부리그에 있던 ‘네네’를 1부 리그로 끌어 올린 건 ‘스노윙’이라는 혁신적 메뉴와 ‘유재석’란 광고계의 레어템이었습니다. 


이 두 가지는 ‘네네치킨’을 순식간에 메이저 리그로 끌어 올렸습니다. 그런데 몇 달 뒤 BHC가 ‘스노윙’과 굉장히 유사한 ‘뿌링클’을 출시합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보시다시피 난리가 났습니다. 


여하튼, 결과는 네네치킨의 패소였습니다. 사실 외식업에서 어떤 음식이 특허로 보호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그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의 배합비율, 재료의 종류는 얼마든지 조금씩 바꿀 수 있기 대문에 '베꼈다'라는 게 성립되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통상 ‘법’보단 ‘상도’에 호소하게 됩니다. 이렇게 말이죠.


'아니 이건 상도가 아니잔여~~'  

그런데 이게 치킨 업계에만 있을까요? 피자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제 누구나 아는 ‘치즈크러스트’, 이거 저도 최근까지 피자헛이 원조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조사해보니 진짜 원조는 따로 있었고 ‘스노우윙 VS 뿌링클’ 사건처럼 소송으로 피자헛이 이겼다고 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피자헛이고 뭐고 현재 모든 피자 브랜드에 ‘치즈크러스트’ 메뉴가 있다는 겁니다.


이뿐만이 아니죠. 한국식 피자의 대표격인 ‘고구마 피자’ 또한, 현재는 모든 피자 브랜드가 다 취급하지만, 원조는 ‘빨간모자 피자’라는 게 이 바닥의 정설입니다. 실제 해당 브랜드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메뉴명 자체가 ‘원조 고구마 피자’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분들이 "이거 내가 원조라고~~ 제발 내가 원조라고!!!"라고 외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최근 떡볶이 업계의 ‘떡군이네와 배떡’ 간에 있었던 ‘로제 떡볶이’ 원조 분쟁 또한 같은 맥락입니다.



어떻습니까? 차별화된 메뉴 싸움이 이처럼 치열합니다. 문제는 '운빨' 버프 받아 한방 터뜨리더라도 경쟁자들이 그와 비슷한 메뉴를 쏟아 낸다는 거죠.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브랜드들이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으려, 아니 선점하려 앞다투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겁니다.  그것도 지속적으로 말이죠. 


그런데 이게 다 '돈'이라는 겁니다. 본사는 물론 점주들 또한 그 부담을 상당히 떠안아야 하는 거죠. 문제는 우월적 지위의 본사가 자신들이 그 부담을 짊어 지기 보다는 점주들에게 그 부담을 ‘슥’ 전가하는 경우가 일반적 이라는 겁니다. 그러니 점주들 수익이 ‘메롱’인 거죠. 자 글이 좀 길어진 만큼 일단 여기서 일단 끝내고 다음 회차에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태생적으로 저 수익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다시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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