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의 부도덕을 떠나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특성이 그러함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대표적 특장점 한가지는 다수의 가맹점주 즉, ‘구매력’을 이용하여 재료의 매입 단가를 낮출 수 있으며, 다른 부대 비용 또한, 십시일반 분담이 가능하므로 독립형 자영업자보다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현실은 일반 자영업자보다 오히려 수익성이 떨어집니다. 그 이유는 본사가 징수하는 이런저런 비용이 너무 과다하기 때문이죠. 그럼 이건 우리나라만의 문제일까요? 알아보니 프랜차이즈 원조국 미국 또한 다를 게 없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글로벌 브랜드 ‘버거킹’ 가맹점 영업 이익률을 보면 10%로 명기하고 있습니다.
버거킹 프랜차이즈는 평균적으로 연간 총 매출 1,300,000달러(17억 원)에 10%의 이익률을 기록합니다. 따라서 가맹점주는 연간 대략 130,000달러(1억7천만 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https://franchisetheory.com/burger-king-franchise-cost-fees-and-profit/
그러나 우리와는 분명 다른 게 하나 있습니다. 이들은 본사가 점주에게 어떤 수수료를 징수하는지 조목조목 투명하게 밝힌다는 거죠. 우리나라는 대충 얼버무리는 걸 넘어 심지어 ‘3무, 6무’라는 눈가림을 합니다. 이건 정말 부도덕한 겁니다.
미국은 가맹점들이 본사에 내야하는 수수료가 이렇게나 많습니다. 그렇지만 투명하게 공개합니다.
각설하고 직전 회차에 이어 가맹점 사업의 수익성이 그다지 좋지 못한 이유를 좀 더 알려 드리겠습니다.
‘제대로 된 프랜차이즈는 매장 관리가 굉장히 엄격합니다.’
프차에서 ‘브랜드의 가치’는 당연히 ‘시그니쳐 메뉴’지만 그에 못지않은 것이 바로 ‘엄격한 매장관리’입니다. 더 직관적으로 이야기하면 메뉴의 레시피, 위생, 인테리어, 직원 복장은 물론 근태 관리까지 이 요소들이 관리가 되어야 그 브랜드가 일류 브랜드가 되는 겁니다.
바로 여러분이 알고 있는 맥도날드, 피자헛, 버거킹, 스타벅스 등등 이런 글로벌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성공 원인입니다. 문제는 이게 다 비용 즉, ‘돈’이라는 겁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볼까요. 일부 재료(마르거나 상하기 쉬운)는 봉지 개봉 후 남으면 반드시 밀폐 용기로 옮겨야 합니다. 그리고 옮길 때 재료만 옮기면 안 됩니다. 스티커에 유통기한과 옮긴 날짜를 명기한 후 그 밀폐 용기에 붙여야 합니다. 그래야 식자재 관리가 됩니다.
예전 ‘백종원’ 씨가 어느 방송 프로그램에서 자기 집 냉장고를 보여 줬는데, 냉장고가 이렇게 관리되어 있었습니다. 방송을 위해 미리 준비한 건지 모르겠지만 말이죠.
위생은 어떨까요? 주방 일을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냉장고 손잡이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 접촉합니다. 당연히 오염이 되겠죠? 수시로 소독제로 닦아 줘야 합니다. 행주, 도마, 칼은 두말이 필요 없습니다. 주방 바닥의 떨어진 오물은 수시로 치워야 하고 쓰레기통은 물론 하수구도 악취를 풍기지 않도록 매일 관리해야 합니다. 이뿐일까요?
주방 기물은 기본이고 천정의 환기 후드, 주방의 배기 후드도 주기적으로 닦아야 합니다. 안 그러면 후드에 시커먼 때가 꼬질꼬질, 브랜드 이미지 바로 먹칠하는 거죠. 간판과 손님 출입구도 수시로 관리해야 합니다. 말 그대로 브랜드 ‘간판’이니까요.
제가 어쩌다 보니 제가 국내 유명 브랜드와 미국계 유명 브랜드 가게까지 다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제가 가맹한 국내 브랜드도 글로벌 브랜드의 매장관리 시스템을 전격 도입하여 본사가 가맹점을 깐깐하게 관리했지만, 솔직히 글로벌브랜드는 그 관리에 진심이었고, 우리는 흉내 내기였습니다. 왜 그럴까요?
당연히 그 관리가 바로 인건비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브랜드들 대부분은 지역에 가맹점을 촘촘하게 박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본사가 그렇지 않더라도 동일 업종 가게가 서로 다닥다닥 붙어서 경쟁하는 것이 우리나라입니다.
과열 경쟁에 치여 직원을 고용할 여력이 없는 가게들은 사장 혼자, 또는 부부 둘이 가게를 운영합니다. 이러면 판매를 위한 필수 노동만으로도 점주는 지칩니다. 이런데 ‘관리’를 하겠습니까? 우리나라 본사들 대부분은 이런 조건을 만들어 놓고 본건 있어서 ‘관리’를 강조합니다. 따지고 보면 애초 가당치도 않았던 겁니다. 그러니 결국 ‘매장 관리’를 ‘점주 길들이기 수단’으로 악용합니다.
그럼 글로벌 브랜드는 어떨까요? 그들은 ‘규모의 경제’로 가능하게 합니다.(위 사진에 있지만 미국 버거킹의 경우 연 평균 매출이 130만 달러(우리 돈으로 16억원입니다.) 뭔 말이냐 하면 영업지역을 크게 주고 다수의 직원을 고용하여 지침에 따라 매장을 관리하게 합니다. 통상 글로벌 브랜드는 그 가맹점의 영업지역 내 세대수에 따라 그 가맹점이 고용해야 할 필수 인원을 지정해 줍니다. 이유는 그래야 관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업 이익률이 낮아(미국 버거킹 10%)도 넓은 영업지역에서 나오는 안정된 매출에 따른 적절한 수익(연에 1억7천만 원)이 보장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건 ‘국내가 아닌 국외’에 있는 글로벌 브랜드로 한정하겠습니다. 왜냐고요? 외국에서는 그렇게나 모범적 글로벌 브랜드들이 한국에서 만큼은 ‘갑질’을 합니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회차에서 다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