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후기
그와 전시랑 공연을 보러 가기로 했다.
그의 지인들이 주최하는 행사라
나는 살짝 고민스러워졌다.
“꽃이라도 준비해야 하는 거 아냐? “
라고 묻자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로또가 제일 좋아. 다들 그거 주면 그렇게 좋아해.”
결국 우리는 복권방에 들렀다.
그가 로또를 사들고 차에 탔는데
갑자기 나에게 로또를 건넸다.
“오! 나도 주는 거야? 너껀?”
“아니, 난 안 샀어. 난 이런 거 잘 안 돼서 너꺼만 샀어.
그러더니 이렇게 덧붙였다.
“로또 되면 뭐 하고 싶어?”
난 잠시의 고민도 없이 말했다.
“음… 조용히 한국 떠야지.”
그는 정색하며 외쳤다.
“야! 내가 사준 건데 그럴 거야?”
“미안해 어쩔 수 없어.
나는 바로 여권 챙겨서 일본으로 갈 거야.”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결연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괜찮아 어차피 이따 로또 발표는 나랑 같이 볼 거야.
너 손발 묶고 봐야겠다. 못 도망가게. “
밤이 되었다.
로또 번호가 발표되었다.
다행히 그는 일하러 갔다.
두근대는 마음으로 결과를 조회했다.
결과는,
당연히 낙첨.
나는 웃으며 카톡을 보냈다.
“다행히 더 볼 수 있겠네? “
“다행이다~안심하고 일할께.”
복권엔 당첨되지 않았지만,
우린 꽤 운이 좋은 사람들이다.
덕분에(?) 오래 볼 수 있게 되었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