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불편해?
요즘 카톡에는 ‘입력 중’이라는 표시가 생겼다.
누군가 내 말에 반응하고 있다는 기분 좋음은 잠시,
말줄임표가 한참 뜨다가
단답의 메시지가 오거나, 답장이 없을 땐
허탈함 마저 든다.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가 점점 짧아진다.
“잘 잤어?”, “밥 먹었어?”, ”집 도착”, “잘 자”
서로를 생각하는 방식이
루틴처럼 반복되는 말로 요약되어 간다.
나는 즉답을 원하는 사람이 아니다.
생각이 담긴 대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지금 뭐 해?’보다 ‘어떻게 생각해?’가 더 궁금한 사람.
그래서 때로는, 단순한 안부보다
묻히고 지나간 감정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대화의 형식이 마음의 밀도를 제한할 때가 있다.
바쁘다는 이유로, 익숙함이라는 핑계로
우리는 ‘말을 한다’는 사실에 안심하지만
정작 ‘마음을 나누는 시간’은 줄어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조용하고, 무던한 대화를 좋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침묵이 배려가 아닌 회피로 느껴질 때,
한 사람은 혼자 마음을 다짐하고, 기다리게 된다.
마치 조용한 주인 옆에 앉은,
주인만 바라보는 애교 많은 강아지처럼.
일방적으로 애정을 갈구하는 역할.
그게 나다워서 그런 게 아니라,
상대의 속도에 나를 맞춘 결과였다.
나는 그런 방식의 사랑을 오래 할 수 없다.
애정은 표현되어야 하고,
감정은 오가는 것이라고 믿는다.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는 강아지로 남고 싶진 않다.
나는 안부 인사만 오가는 관계를 원하지 않는다.
입력 중이라는 말줄임표가 아닌,
생각을 전하는 말이 도착하고,
마음이 닿는 관계를 원한다.
사랑은 빠르게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깊이 내려가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탐색하고, 말하고, 듣는 시간 속에서
비로소 함께 걷는 길이 만들어진다.
나는 그 길을, 천천히 걷고 싶은 사람이다.
덧,
입력 중 표시를 끌 수 있다고 하길래
바로 꺼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