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더운 여름날 아스팔트 위로 올라오는 열을 받을 때는 12년 전 친구와 둘이서 배낭여행으로 한 달간 인도 여행을 한 경험이 떠오른다.
한 달 내내 더위와 더러움과 함께 해야 했다. 10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기념으로 떠난 여행이다.
친구와 함께 도를 닦아보자는 야심 찬 계획으로 떠난 여행이기에 불평불만을 할 수 없었다. 낮에는 더위와 싸우고, 저녁에는 더위와 도마뱀, 바퀴벌레와 싸워야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앞으로 그런 여행은 아마도 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도 덥거나 더러운 곳에 있을 때는 그때를 떠올리며 생각을 바꾼다.
어쩌다 밖에 나가 더울 때면 조금만 지나면 시원한 곳으로 갈 것이니 참자. 더러운 곳에 가서도 조금만 참자 잠시 후에는 깨끗한 곳으로 갈 테니 하는 식으로 생각을 바꾼다.
아무튼 힘든 인도 배낭여행이었지만 많은 것을 보고 배운 여행이다.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많은 것을 알게 모르게 줄 것이다.
카뮈는 "미래를 향한 진정한 관용은 현재 존재하는 것에 모든 것을 다 바치는 것"이라고 했다. "미래를 향한 진정한 관용"은 우리가 미래를 위해 현재를 무조건 희생하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미래를 위해서 현재의 삶을 포기하지 말고, 현재의 순간에 충실하라는 메시지 같다. 현재의 순간을 온전히 살고, 현재에 존재하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며, 그 안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야말로 미래를 향한 진정한 관용이자 준비가 아닐까 한다.
미래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미래는 현재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미래를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다. 나 역시 그렇기는 하지만 불안의 정도가 그리 크지 않다.
미래가 불안하면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 우리가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 아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운이 또 어떻게 작용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비록 인도 여행이 한 달이었지만 나는 인도 여행에 최선을 다했다. 하루하루가 고역이었다. 하지만 여행을 처음 떠날 때부터 어느 정도는 각오를 했기에 즐기려고 했다.
그 힘든 여행이 있었기에 지금도 힘든 환경에 처하면 사람은 다 살게 되어 있다. 어떤 환경도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식으로 해석한다.
그 힘든 여행을 끝냈기에 어떤 어려움이 닥치면 모든 것에 감사할 수 있다. 아마도 감사하며 살 수 있는 것이 인도 여행 이후에 생기지 않았을까 한다.
카뮈가 말했듯이 어떤 하루라고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나의 미래를 만드는 일이다.
인도에 비하면 지금의 더위는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 우리나라는 또 사계절이 있으니 머지않아 가을이 찾아온다. 얼마나 행복한가.
더위에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의 노고는 안다. 하지만 이분들도 지금 열심히 일하고 계시니 멀지 않아 밝은 미래를 맞이하실 것이다.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오늘에 최선을 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