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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연쌤 Aug 02. 2023

개인의 취향

20230802 찜

평소 취향이 숲과 계곡에서의 야외활동을 좋아하는 나는 

산행과 캠핑이 취미다.

쉬는 날이면 거의 매주 산을 올랐고, 

산이 좋아 국립공원에서 일하기 시작했지만...

요즘 같은 여름에는 산 정상에 올라가기 보단,

무더위를 피해 계곡에서 물놀이하고 쉬는 게

가장 좋은 피서다.


지난 주말은 모처럼 쉬는 날이라...

안갈란다. 집에서 쉬는 게 최고다

하시는 어머니를 간신히 설득해서 부모님을 모시고 당일치기 캠핑을 감행했다.


캠핑장비로 가득한 좁은 차에 부모님을 태우고,

휴가철 시작이라 막히는 도로를 점심도 안 먹고 달려 겨우 오후 2시에나 캠핑장에 도착했다.

텐트를 치고 좀 쉬다 보니 벌써 3시네? 마음이 급해진다.

저녁으로 먹으려던 장어를 숯불을 피워 굽고, 자르다가 와이프는 손을 데고, 

어머니는 본인이 하겠다고 가만 앉아있질 못하시고,

그러다 소나기가 퍼부어, 테이블을 안으로 옮기고 하는 한바탕 난리를 치렀다.


한창 퍼붓던 비가 그치고 

캠핑장 앞 계곡 구경하고 돌아오니, 이제 어두워지려 한다. 

비 맞은 텐트와 장비들을 접는데  시간을 보내니... 철수한 시간은 7시가 가까운 저녁이었다. 

결국, 계곡캠핑장 피서 갔다가 식구대로 막노동만 하고 돌아왔던 것이다.


나는 매일 집에만 계시는 아버지와,

힘든 일로 심신이 지친 어머니에게 휴식과 힐링을 드리고 싶었다. 

너무 멀지 않은 서울 근교의 계곡캠핑장을 알아보고 

몸에 좋다는 장어도 사고, 전날부터 캠핑장비와 조리도구들도 준비하느라 나름 신경을 썼다만... 

다녀와서 돌이켜보니 그저 나 혼자 신나서 설레발쳤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 계획은 휴식과 힐링이었는데... 

온 식구가 피곤한 하루를 보내고 말았다. 

캠핑은 내 취미지, 부모님이나 아내의 취미도 아니고 그들의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나 혼자 좋아하는 취미를 억지로 권하다 보니,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한 벼락치기 캠핑을 경험하게 되었다. 마음이 무척 찜찜하다.

사람마다 개인의 취향은 천차만별하니, 

가족끼리라도 취미는 강요 말고 혼자만 즐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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