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

by 한자연

빈 도로의 가로등과 담뱃불은

꺼진다 싶다가도 밝게 오르고

하루의 절반도 되지 않는 달빛과

그 틈을 비집는 봉오리의 노랫말

무심한 밤바람의 한마디가

햇볕 아래 무더위를 움켜쥐면

찰나의 맞닿음을 기다리며

그림자에 피어버린 무른 희망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