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의 레슨 - Tchaikovsky Waltz Scherzo
차이코프스키의 선율의 특징을 생각하면서 이분음표나 온음표 같은 긴 소리를 더욱 길게 만들라는 지적을 받았다.
긴 소리…
현악기는 소리의 길이를 몸으로 채운다.
소리를 길게 유지하려면 활이 움직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 활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더 정확히는 내고 싶은 소리의 길이를 머릿속으로 계산하고 그 시간만큼 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아껴야 한다.
중력의 법칙(!)에 따라 내리는 활은 쉬운 만큼 빠르기 마련이고 올리는 활은 어려운 만큼 시간이 더 걸린다.
바이올리니스트는 관객에게 내림 활과 올림 활의 난이도 차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음악을 들려주어야 한다.
내 머릿속에서 들리는 음악을 위해 몸의 본능적인 흐름을 제어해야 하는 것이다.
바이올린 레슨에 앉아 있으면 그들의 손과 머리가 이렇듯 고통스럽게 꼬이는 광경을 늘 보게 된다.
피아니스트도 예외일 수 없다.
우리가 내고자 하는 소리는 악기와 몸의 한계를 넘어야 가능한 소리들이다.
피아니스트는 긴소리를 머릿속에서 만든다. 다른 말로 우리의 긴소리는 머리에서만 존재한다.
우리는 만드는 소리의 여운이 길게 남기를 희망하며(!) 누를 뿐, 일단 소리를 내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페달이 소극적인 도움을 줄 뿐이다.
현악기의 긴소리는 몸으로 만들고 피아니스트의 긴소리는 머리로 만든다.
그래서 늘 소리의 길이에 차이가 난다. 아무리 해도 우리가 짧다!
몸으로 긴소리를 만드는 자와 머리로 긴소리를 만드는 자가 같은 길이를 연주해야 한다면?
머리로 내는 자가 좀 더 머리를 써야 한다.
몸으로 내는 자가 머리로 내는 자의 소리에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