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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메달 Aug 04. 2023

지금이 지옥이다

참담하다

사회안전망이 무너지거나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 범죄는 급증한다. 사회적으로 어수선하고 각종 비리와 불공정이 판을 치게 되면 대개 없는 사람들은 자포자기하게 된다. 뭘 해도 안 될 것 같고, 뭘 해도 잘 되었던 기억이 없어서 하루하루 무너진다.


최근 신림동 사건이나 서현역 사건이나, 정유정 사건이나. 모두 범인이 청년들이다. 범행도 잔인하다. 물론 개인의 일탈이라고 할 수 있으나. 사회가 양극화되어 가고, 그 양극화가 대물림될 때 미래가 안 보인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다. 뭘 해도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는 상황들을 계속 겪게 되면 자신을 놓아버리게 된다. 이게 제일 무서운 것이다. 소위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이 자꾸 늘어나는 것이지.


기업이 사회공헌을 하고, 국가가 사회안전망을 만들어 가는 이유는 미래에 일어날 여러 변수들에 대한 보험인 것이다. 담보를 촘촘히 하여 어떤 사고에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 보험의 크기나 범위가 적절해야 한다. 보험이 허술하면 나중에 사회비용이 더 들어간다. 범죄로 인한 피해자가 생기고. 그 범죄를 교화하는데도 비용이 들고. 요즘의 상황들을 보면 사회안전망이 많이 빠져나갔다는 생각이다. 정말 걱정이다.


며칠 전에는 대형마트에서 카트 옮기던 알바 청년이 폭염에 4만 5 천보(22km) 걷고는 쓰러져 결국 사망했다는 기사를 봤다(기사. 댓글). 뉴스를 얼마나 막았는지 6월에 터진 사고이던데 조용하다. 이렇게 그물망처럼 여기저기 구멍이 나고 있다. 그 구멍 끝에 사람이 이렇게 죽고, 저렇게 죽고 있다.


사회안전망이나 국가행정기강이 왜 중요하냐 하면 안전망이 탄탄하면 기업도 눈치 보거든. 그런데 절차나 시스템에 구멍을 국가가 내기 시작하면 기업도, 개인도 우선순위를 바꾸어버리거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만 우선이 되거든. 그렇게 뭔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없는 사람들은 분노가 쌓이게 되고 그 분노는 범죄로도 터지거든. 그래서 국가가 잘해야 하는 것인데.


결국 지금의 기득권 세대는 망했어. 여야 할 것 없이 실패야. 돌 던져가며 유신타도에서 전두환정권 물러가라, 탄핵까지. 촛불 켜서 연대 시위하면서 민주주의를 만들었다고 자부하는 우리 세대들. 미래를 끌고 갈 청년들에게는 아무것도 남겨주는 것이 없는 대한민국이 되었다는 것. 그거 뼈아프게 알아야 한다. 그러면서 소위 보수층은 없는 사람, 힘든 사람에 대한 정책이 더 바닥을 기거든. 불공정이 당연시되고. 세상 돌아가는데 관심이 없다는 게 더 맞겠다.


길 가다 끼여서 죽고, 비 와서 죽고, 알바하다가 죽고, 길 가다 칼에 맞아 죽고. 이것은 지옥이다. 이 지옥에서 어떻게 탈출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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