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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메달 Sep 03. 2023

문화예술교육이 밥 먹여주나

그럼에도 문화와 예술이 주는 힘


문화예술교육 과목은 국가의 경제적 안녕뿐 아니라 국민의 개인적·사회적 행복도 증진시킨다. 우수한 문화예술교육에는 지식학습,  이해 증진, 기술 습득이 포함된다. 더 나아가서 양질의 문화예술교육은 청소년의 정체성 형성뿐만 아니라, 이들이 주변 세계와 상호작용을 맺는 방식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데에도 기여한다.

<-문화예술교육은 왜 중요한가> p81 중에서


영국의 문화예술교육에 관한 내용이다. 문화예술교육은 유럽과 우리나라는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돌아다보면 음악이니 미술 교육을 제대로 받아 본 기억이 없다. 음악은 학창 시절에 어느 음악 틀어두고 곡명을 맞추라고 하거나, 작곡가를 맞추라고 했다. 몇 번을 들어도 같은 음악인데 다르다, 하니 생경했다. 음악, 미술 과목은 그래도 그 이름으로 과목이라도 있지. 문화예술교육, 그런 과목은 들어 본 적도 없다. 세월 지나 돌아다보면 굳이 전공으로 따져보면 음·미대 나온 사람들이 삶을 더 풍요롭게 사는 경우가 사실상 많다. 문화자본의 힘(https://brunch.co.kr/@nauri/308)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어릴 적 관습적으로 음악이나 미술을 접한 사람들은 그러지 않은 사람들과는 다른 정서적 교감을 가지고 있다. 아니 정서적 교감뿐만 아니라 어릴 적부터 듣고, 보고 자란 예술의 촉은 정말 따라갈 수가 없다.      



가끔 문화예술교육이라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한다.       

사실 “문화예술교육은 실행 장소를 막론하고 격려하고 권장해야 할 일”이라고 《 문화예술교육은 왜 중요한가 》에서 언급한다. 그런데 그것이 쉽지 않다. 특히나 소위 사회적 약자, 소외계층 등에게는 문화예술교육이 더 힘들다. 왜 그럴까. 일단 그들의 부모는 먹고살기 힘들어서 문화예술교육의 혜택을 온전하게 못 누렸을 것이다. 그러니 자녀들에게 문화예술교육은 언감생심이었을 것이다.      



내 경우만 하더라도 어릴 적에 문화를 접한 기억도 별반 없다. 거기에 문화예술은 더 접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물론 그 시절 모두가 가난한 사회적 환경도 한몫했겠지만 문화,라는 단어와 문화예술이라는 단어는 정말 보편적이지는 않았다. 그런 시대에서도 부모가 주는 물리적 환경, 교육적 환경 등으로 일찍 문화예술을 접하고 살았던 친구들을 보면 뭔가 고급스러워 보이고. 그 고급스러워 보이는 그 너머에는 어려운 역경을 거뜬히 뛰어넘는 그 무엇이 있어 보였다. 선망이고, 부러움이기도 했다.      



사실 어른 되어서 돌아다보면 일상의 우울감이나 불안감, 간단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의 해결법에는 문화예술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여행을 하고, 책을 읽고, 모두 문화예술이다. 아는 것만큼 보고, 아는 만큼 느낀다고. 사실 문화를 접한 만큼 치유되기도 한다. 나 기분이 안 좋아서 영화 한 편 봤어. 나 우울해서 음악을 들었어. 나 바람 쇠러 간다고 미술관 다녀왔어. 모두 내 안의 우울과 상실감을 문화로 달래고 치유했다. 그만큼 문화생활이 들어가면 뭔가 내가 대접받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느 유튜브 채널에서 외국 청년이 학창 시절 제일 좋아했던 과목이 체육과 예술 과목이었다, 이야기를 하는데 살짝 쇼크이기는 했다. 체육과 예술과목이 어떤 시스템으로 움직이기에 어른 되어서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 체육과 예술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의 음악과 미술을 합친 것을 예술 과목이라고 하는 것일까.      



문화예술교육이라는 것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사실 나는 없었다. 학창 시절 그런 과목을 들어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었다. 그러다가 알게 된 것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나 지역 문화재단에서 하는 지원사업들을 보면서 문화예술교육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즈음에 학교문화예술강사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일종의 예체능교육을 학교에서 하는 것이었는데, 관련 교강사에 대한 여러 이슈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는 학교 문화예술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문화예술교육지원법」(법률 제11312호)에 따라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및 지자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17개 시․도 운영기관과 협력하여 매면 <예술강사 지원사업 >을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현장에서 들여다보니 이 제도가 예술강사들에게 얼마나 제대로 된 일자리로써 자리매김하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내 눈에는 열악했다. 예술강사에게 대한 처우가 열악하다는 것은 여전히 문화예술교육을 그저 그런 형식의 한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학교에서 수업하는 국어, 영어, 수학만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그들 강사들에 대한 처우도 당연히 좋았을 것이다.



한동안 문화예술 관련한 일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을 했다. 한 5년 정도 그 현장에서 기획자로 일을 했는데 그게 참 열악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 열악함 속에서 노동의 가치가 폄하되는 느낌을 받았고, 그 폄하 속에서 스스로 자존감도 떨어진 적도 있었다.



사실 집안의 조카가 국악과를 나와서 예술강사를 하고 있는데 그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은 그냥 밥벌이하고 있다고 하더라. 어떤 예술을 익히게 하는 전초 작업보다는 대학에서 전공을 했으니, 또 그 관련 일 자리는 많지 않으니 초등학생들에게 국악이라는 것으로 예술의 한 부분을 맞보게 한다고. 그런데 너무 피곤하다고 헸다. 일이 일로 존중받는 것보다 그저 주어진 시간에서 아이들과 놀다 오는 느낌이 많이 든다고 하더라. 그 안에는 여전히 예술성 감성이 어른 되어가는 과정에 그렇게 중요하게 자리매김하는 도구는 아니라는 것을 예술강사가 받아들여야 해서 슬프다고.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이 시끄럽다. 정서가 메말랐다는 이야기는 사실 태고 때부터 했던 꾸준한 루틴이 아닌가 싶다. 언제 정서가 풍성하게 돌아간 적이 있었나 싶다. 늘 습관처럼 정서가 메말랐다는 소리를 했고, 듣고 자랐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그 메마른 정서에 조금의 단비 같은 문화예술교육. 그게 생활문화인가. 문화예술교육인가, 하는 생각을 잠시 한다.



예술은 과거나 현재나, 어떤 사람이 느낀 감정을 다른 한 사람이나 여러 사람에게 감염시키는 것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다. 그 감정 속에는 눈으로 보아 기분이 좋은 것을 애호하는 감정도 들어 있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p218중에서

      



’문화예술이 밥 먹여주나‘ 같은 제목으로 예전에도 쓴 글이 있다.

https://brunch.co.kr/@nauri/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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