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의 창고
얼마 전 일이었다. 나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사람들 중 몇 안 되는 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내 성격은 다소 모난 편이고,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지만, 다행히도 나에게 소중한 형들도 성격이 좋은 편은 아니다. 물론 나에게만 그렇다. 늘 혼나기 일쑤지만, 그런 애정 어린 잔소리와 꾸지람이 오히려 좋다.
형들에게 나는 언제나 철없는 동생일 것이다. 늘 영양가 없는 이야기를 늘어놓곤 한다. 형들은 한 명은 데이터 분석 전문가이고, 다른 한 명은 딥러닝 박사 과정을 마친, 데이터 업무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최근 내가 미국 채권에 대해 물어봤다. 형들은 각자의 의견을 이야기하던 중, 내가 물어본 종목이 단순한 국채가 아니라, 트리플 레버리지(3배로 배팅되는 미국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자 형들은 국채도 예측하기 어려운데, 트리플 레버리지를 예측하라는 나에게 주먹이 마렵다고 했다.
요약하자면, 데이터 업무의 최전선에 있는 형들의 말은 ‘내일 점심 메뉴도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다. 정말 맞는 말이다. 그런데… 내일 점심 뭐 먹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