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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와 교육은 국민의 권리이자 국가의 의무다.

습작의 창고

by 나바드

[의료와 교육은 국민의 권리이자 국가의 의무다]

초등학교 사회 시간에 배운 기억이 난다.
국민에게는 4대 의무가 있다.
국방의 의무, 납세의 의무, 교육의 의무, 그리고 근로의 의무. 국가는 국민에게 의무를 지운다.


국방의 의무를 다할 때는 "국가의 아들"이라 부르며 데려간다. 그러나 군 복무 중 다치면, "너네 집 아들"로 바뀐다.


납세의 의무를 다하면?
국민이 낸 혈세는 여전히 곳곳에서 줄줄 새고 있다.


근로의 의무를 지키며 국민은 열심히 일하지만,

노동현장은 여전히 국민에게 위험한 곳이다.


그렇다면, 교육의 의무는 어떤가?

공교육은 교권이 바닥을 치고,
사교육을 받기 위한 또 다른 사교육이 존재하며,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말이 무색하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요동친다.

사람을 자원으로 비교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은 인적 자원밖에 없는 나라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목표와 목적을 가지고 교육을하고 있는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의료와 교육은 국민의 의무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이며, 국가의 의무다.


국가의 의무,

그러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

그러나 지금, 이 권리는 무너지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도 더 깊은 사각지대가 있다.
태어나 눈을 떠 보니 병원에서 시작된 삶.
소아암 환자, 희귀 질환 환자, 그리고 수많은 소아환우들. 이들은 단순한 치료가 아니라 평생을 걸친 싸움을 이어간다.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


그리고 그 긴 싸움 속에서 교육의 기회는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나 역시 여전히 병마와 싸우고 있다.
학교를 다닐 때, 학교에 간 날보다 병결로 가지 않은 날이 더 많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렇게 빠진 수업을 과연 따라갈 수 있었을까? 아니다. 절대 아니다.


그리고 지금도 같은 상황의 아이들이 있다.
그렇다면,

국가는 이 아이들에게 교육과 의료를 제대로 제공하고 있는가?
소아환우들은 교육과 의료라는 권리를 제대로 누리고 있는가?


10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은 현실

<2015년 뉴스>
https://youtu.be/YEmOeW21iTw?si=Q903Z1AZnFA5zQhq

<2015년 병원학교>

<2023년 뉴스>

https://youtu.be/oro7LIecAo0?si=MU3VvxQ-gsVuH5QP

<2023년 병원학교>

10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세계의 기준, 그리고 한국의 현실

미국, 캐나다, 독일, 일본.
이 나라들에서는 병원에서도 고등학교 교육까지 제공된다.
왜? 고등학교 과정이 의무교육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은?
고등학교 과정이 의무교육이 아니다.
그렇기에 병원에서 고등학교 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이야기다.


더 심각한 건, 한국에는 ‘어린이병원’조차 많지 않다는 것. 그리고 설령 병원학교가 있어도, 중학교 과정조차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곳이 많다.


"아픈 아이들이 얼마나 된다고,

굳이 병원에서 교육까지?"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아픈 아이들이 얼마나 된다고, 굳이 병원에서 교육까지 해야 하나?"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를 방치하면, 사회 전반적인 악영향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어지게 된다.


현실을 보자.
요즘 편의점 아르바이트조차도, 단순 사무업무조차도 최소한 고등학교 졸업장이 필요하다.


그런데 수십 년간 병마와 싸운 청년이 있다.
그는 교육을 제대로 받을 기회가 없었다.
결국 고등학교 졸업장도 없이 사회에 나온다.


그리고 대다수의 환우들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다. 당장 생계를 위해 일해야 하는데, 일할 곳이 없다.


그렇다면? 생계형 범죄가 늘어난다.

그리고 범죄가 발생하면, 그때서야 해결하려 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를 미리 예방할 수는 없을까?
그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만들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그걸 위해선 범국민적인 대화와 소통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이 문제를 공론화해야 하고,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래야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다.


전 세계 최고의 의료 시스템,

그러나 무너지고 있는 현실

한국의 의료 시스템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처음 설계를 잘했기 때문만이 아니다. 의료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직업적 소명의식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
아프지 않은 사람은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환자는 직접 몸으로 느끼고 있다.

이제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정말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행하는 생계형 범죄에 대해
사회적 불씨로 커지기 전에 미리 막을 방법은 없는가?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한다.
10년 전과 지금이 똑같다면,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늦었다고 할 때가 진짜 늦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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