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순간
강아지였던 산디가 처음 집에 왔던 날,
그가 말썽을 부려 혼났던 순간들,
비 오는 날 창가에 앉아 함께 바라보던 풍경들.
이도가 울 때면 조용히 다가와 옆에 앉아 있던 모습.
모든 기억이 선명하게 되살아났다.
그제야 이도는 깨달았다.
산디는 단순한 강아지가 아니었다.
산디는 자신의 일부였다.
산디는 이도가 외로울 때 곁을 지켜주었고,
이도가 힘들 때 언제나 함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산디는 마지막으로 이도의 곁에서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도는 손을 꽉 쥐었다.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도는 천천히 산디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산디, 고마워."
산디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 순간, 이도의 손끝에서 부드러운 빛이 번져 나갔다.
이도는 조용히 산디를 꼭 안아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힘을 사용했다.
순간, 세상이 조용해졌다.
산디의 몸이 부드러운 빛으로 변하더니
조용히 흩어졌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도는 슬프지 않았다.
산디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이도의 마음속 깊은 곳에 남아 있을 테니까.
그 순간, 이도의 몸이 빛에 감싸이며
현실로 돌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