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특별한 느낌이 필요하다

11월 7일

조용한 일요일 아침을 깨운 건 새소리였다. 늦잠을 자려고 단단히 마음을 먹었으나 평일보다 일찍 잠을 깼다. 어디선가 날아든 새들이 며칠 전부터 거실 밖 소나무 위에 진을 치더니 기어코 봄날 같은 울음을 쏟아냈다. 그 울음은 어쩌면 기쁨의 소리 같기도 하다. 즐겁게 속삭이는 듯한 경쾌함과 다투는 듯한 시끄러움이 한동안 이어졌다.


음악 명상으로 기분을 끌어올린 후 상쾌한 공기를 마시기 위해 산책을 했다. 집에서 조금 떨어진 약수터에 가서 물을 기르고 동네를 한 바퀴 돌 예정이었다. 최근 몇 차례 약수터를 방문했으나 물속에서 대장균이 발견돼 폐쇄되었던 약수터가 오늘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빈 병에 약수를 담고 낙엽이 흐트러진 길을 걸었다.


주말에는 특별한 느낌을 경험하려고 한다. 주중에 경험하기 어려운 기분 좋은 느낌들이다. 기쁨과 고요함, 충만함, 짜릿함, 생동감, 황홀함, 숭고함 등이다. 감정의 수준을 높이는 색다른 느낌을 특별한 자극을 통해 경험해 새로운 영감을 얻고 부정적인 감정을 치유하기 위해서다. 길을 걸으며 오늘은 어떤 특별한 활동을 할지 생각해본다. 올봄에 찾은 공주 마곡사를 갈까? 아니면 계족산성에 올라 절정의 단풍을 만끽할까? 생각하다 보니 집에 도착했다. 오늘은 집에서 편안함과 고요함을 느껴보기로 한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베란다로 나갔다. 명상할 때 사용하는 향을 켜고 햇살이 환하게 비추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핸드폰 앱으로 명상음악을 틀었다. 좋아하는 빛명상을 시작했다. 머리로는 빛이 쏟아지고 코로는 향이 들어오자 마음이 노곤노곤 풀렸다. 몸과 마음이 이완되면서 평화로움이 샘솟았다. 행복감이 흐르는 기분 좋은 평화로움이었다. 마음 한쪽에 톼리를 틀고 있는 여러 가지 걱정과 불안감, 분노 등이 녹아내리는 느낌이었다. 부정적인 감정은 높은 수준의 기분 좋은 감정을 통해 치유해야 한다.


빛명상을 할 때 이 이미지를 떠올린다.

오랜만에 편안함과 고요함을 충만하게 느끼면서 일요일을 보냈다. 주말에는 평상시에 느끼지 못하는 특별한 감정을 경험해야 한다. 그래서 가슴에 잠자고 있는 열정을 깨워야 한다. 생명력을 살려야 한다. 저녁이 되자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새들은 모두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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