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과 감정 속에 다양한 자신이 존재한다

11월 23일

아침 6시에 눈을 뜨니 방 공기가 차가웠다. 간밤에 눈도 내렸는지 거실에서 보이는 나뭇가지마다 눈꽃이 피었다. 첫눈이다. 이제 겨울이다. 평소와 같이 음악명상을 하면서 기분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아침마다 기분을 알아차린 후 의식적으로 기분을 좋게 하니 하루하루가 다르다. 기분이 좋아지니 모든 일이 잘 될 것 같은 생각이 들고 그러면 기분이 더 좋아진다. 좋은 기분의 선순환이다. 몸과 마음에도 에너지가 충만해지는 것 같다.

기차를 타고 역에 내려 금강변을 걸으니 눈이 제법 쌓였다. 뽀드득 뽀드득! 눈을 밟으며 출근하는 길이 낭만적이다. 한쪽에는 겨울로 치닫고 있는 금강이 흐르고, 한쪽에는 눈으로 덮인 수풀의 잎사귀들이 보였다. 차가운 눈에 덮여 오그라든 잎사귀들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저 눈이 사라지면 잎사귀 본연의 생기 넘치는 모습이 드러날까? 맑은 공기와 호젓한 풍광 속에서 좋은 기분을 만끽하며 사무실에 도착했다.


눈이 사리자면 잎사귀 본연의 모습이 드러날 것이다.


사무실에 도착해 10시로 예정된 회의를 진행하고 점심식사를 마친 후, 정신없이 오후를 보냈다. 오후가 되자 졸음과 나른함이 동시에 밀려왔다. 생기가 떨어져 몸이 처지는 느낌도 들었다. 좋은 기분도 느낄 수 없었고 뭔가 바닥난 것 같았다. 그러자 하고 있는 일에 대해 회의감이 들더니 부모님에 대한 걱정과 함께 자살충동과 비슷한 생각이 갑자기 드는 것이었다. 기분을 가장 나쁘게 하는 생각이 드니 마음에서 괴로움이 일었다. 그 생각을 계속하면 안 될 것 같아 밖에 나가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명상문을 암송하면서 축복의 에너지를 불러냈다.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다양한 차원의 자신이 존재한다. 쉽게 넘어지는 나약한 자신이 있고,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존재하는 평범한 자신이 있다. 그리고 가장 뛰어나고 아름다우며 훌륭한 성취를 이루는 자신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차원에서 존재하는 자신은 느낌과 감정 속에서 깨어난다. 느낌과 감정 속에 다양한 자신이 존재한다. 기분이 나쁜 상태에서는 나약한 자신이 깨어나고, 기분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평범한 자신이 깨어난다. 반면 기분이 좋거나 날아갈 듯할 때는 위대한 자신이 깨어난다. 눈이 사라지면 잎사귀 본연의 모습이 드러나듯 나쁜 기분에서 벗어나면 온전한 자신의 모습이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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