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6일
평소와 다름없는 아침을 맞았다. 눈을 뜨자마자 기분 나쁜 생각이 떠오르기 전에 좋은 기분을 느끼기 위해 음악명상을 했다. 기분 나쁜 생각이 잠시라도 떠오르면 좋은 기분이 스며들기 힘들다. 그래서 생각 대신 감정을 먼저 채운다. 좋아하는 게임음악을 들으니 가슴 설레는 느낌이 마음속으로 퍼졌다. 음악명상을 마치고 오늘 하루도 기분이 가장 좋은 날이 될 것이라는 느낌을 간직한 채 바라는 일들을 상상했다. 직원들과 즐겁게 하루 일과를 마치는 것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다.
늘 다니는 길로 출근길을 나섰다. 눈을 감고도 걸을 수 있을 만큼 익숙한 길이지만 가끔은 다른 느낌을 경험하기 위해 색다른 시도를 한다. 예를 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샛길을 이용한다거나 다른 쪽 인도로 걷는다거나 아니면 천천히 걸어가는 것 등이다. 오늘은 기차역으로 향하는 다른 쪽 인도로 걸어갔다. 위치가 바뀌면 풍광이 바뀌고 풍광이 바뀌면 느낌이 바뀐다고 길을 바꾸니 새로운 느낌이 스며들었다. 못 보고 지나쳤던 건물과 간판들이 눈에 띄었다. 그것들을 깊이 인식할 만큼 시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짧게라도 특별한 느낌을 경험했다는 건 감성을 맑게 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금강변을 걸어서 사무실에 도착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바람을 타고 오는 햇살이 어우러진 길을 걸으면서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했다. 사무실 문을 열기 전에 명상문을 암송한다는 걸 깜빡했다. 그리곤 점심식사 때까지 기분을 알아차리지도 못할 정도로 분주하게 보냈다. 그러는 사이 틈틈이 기분 나쁜 생각들이 자주 들었다. ‘직원들이 나를 무시하는 건 아닐까’ ‘다음 주 행사가 잘못되면 어떡하지’ ‘토요일에 뵙는 부모님이 아프시면 어쩌나’ 이런 생각들이 머리를 맴돌았다. 당연히 기분은 나빠졌고 감정이 메마른 느낌도 들었다. 기분 나쁜 생각에 마음이 휘청거릴 즈음, 사무실을 벗어나 숲길을 걸으며 오감의 문을 활짝 열었다. 느낌이 섬세해지니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기분이 좋아지자 비로소 기분 나쁜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기분 나쁜 생각은 진짜 내가 하는 생각이 아니다. 두려움과 의심에 휩싸인 가짜 내가 하는 생각이다. 반면 기분 좋은 생각은 영감과 열정, 행복에 휩싸인 진짜 내가 하는 생각이다. 불교에서 참나라고 하는 진짜 나이다. 기분 나쁜 생각이 대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틀린 건 가짜 내가 하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오후에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직원들은 나를 무시하지 않았고, 다음 주 행사가 잘 될지 여부는 행사를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와 준비하는 사람들의 기분에 달려있다. 기분 나쁜 생각은 대부분 거짓이다. 기분 나쁜 생각에 빠져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잃고 나쁜 기분대로 행동하는 것은 인생을 벼랑 끝으로 모는 길이다. 기분 나쁜 생각이 들 때는 생각을 바꾸거나 좋은 기분을 깨워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삶에 축복이 깃든다. 행운이 찾아오고 원하는 것들이 이뤄진다. 기분이 나쁘다는 건 생각을 바꿔 기분을 변화시키라는 마음의 신호다.